22∼24일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일본의 부활’을 선언하며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은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에서 48시간도 안 되는 짧은 일정을 보낸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과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수차례 “일본과 미일동맹이 돌아왔다”는 표현을 써가며 “일본을 주목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강한 일본’을 내세우며 자신에 찬 모습을 보여주려던 아베 총리의 방문은 미국에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했다고 미국과 일본 언론은 소개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대응, 중국과의 영토분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3개 의제가 주로 논의됐다.
양국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강력 대응하는 데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기대를 모았던 구체적인 제재 방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성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아베 총리는 CSIS 연설에서 “유엔헌장 7장을 원용해 추진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엔헌장 7장은 회원국의 강제적 대응조치를 명시하고 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강제조치의 근거 규정이 되기 때문에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분쟁에 대해 일본 영토라는 점을 재확인했지만 “조용하게 이 문제를 다루겠다”며 한발 뒤로 물러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대일 안보공약을 언급했지만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평화로운 해결책’을 주문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23일 전했다.
TPP 분야에선 일부 민감 품목에 대해 협상을 거쳐 관세를 정하기로 합의했다. ‘성역 없는 관세 철폐’를 주장하던 미국이 일부 양보한 것. 아베 총리는 이르면 28일 중·참의원 시정방침 연설에서 TPP 교섭 참가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의 방미 성과는 미일동맹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고 TPP 협상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는 등 챙길 것은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행사용 방문’의 한계를 넘지 못했으며 뚜렷한 회담 성과가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번 회담은 오바마 2기와 아베 총리 집권 후 처음 갖는 외국 정상의 회동이지만 백악관은 당초 1시간도 안 되는 회담 일정을 짜놓았다. 일본 측에서 회담 시간이 너무 짧다는 불만이 나오자 미국은 부랴부랴 오찬을 회담 형식으로 바꿔 1, 2차 회담을 진행했다.
3개의 질문만 받은 기자회견에서는 질문 2개가 미국 국내 문제인 연방예산 감축에 집중됐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질문은 아베 총리에게 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미국의 주요 관심사인 TPP 관련 부분에 대해서만 짧게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회담 자체보다는 아베 총리가 CSIS에서 영어로 연설한 점과 부인 아키에 여사가 동행하지 않은 것이 화제가 됐다. 일본 언론은 양국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TPP 논의에서 농업계의 요구를 반영한 점을 부각시키며 후한 점수를 줬지만 미국 측 분위기가 시큰둥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미국에 이어 4월 러시아를 방문해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를 러시아에 특사로 보내 4월 방러를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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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5 06:23:59
아베 일본수상 미국가긴 갔는데, 별 성과가 없구만... 한국에와서 과거 청산 부터하여야 일본의미래가 있음을 알아야한다. 성노예 문제 사과와 배상하고, 독도를 훔치려는 도독놈 마음부터 회개하여야 한다."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나니....." From Bi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