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자국민 철수용 비행기 시리아 급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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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다마스쿠스 첫 정전사태… 알아사드 정권 붕괴 위험 고조

시리아의 주요 동맹국인 러시아가 시리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자국민 철수에 돌입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21일 러시아 비상사태부가 자국민 100여 명을 보호하기 위해 레바논 베이루트로 항공기 2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비상사태부는 “이날 낮 12시경 모스크바 외곽의 도모데도보 공항과 라멘스코예 공항에서 각각 수송기 한 대가 베이루트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귀국을 신청한 교민 100명 중 81명은 이미 버스를 타고 레바논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주재 러시아 대사관 측은 “내전 등으로 집이 부서졌지만 항공료를 부담하기 힘들어 귀국하지 못하는 교민들에게 수송기를 제공한 것”이라며 “비상사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귀국을 희망한 교민들은 주로 시리아인과 결혼한 러시아 여성의 가족들로 전해졌다. 현지 공관에 거주 등록을 한 시리아 내 러시아 교민은 8000여 명. 미등록 교민까지 더하면 2만5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러시아의 교민 철수 조치는 시리아 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정부군에 의한 치안 유지 능력이 그만큼 약해진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가 항공기와 함정을 동원하는 자국민 철수 비상대책을 마련해 놓았다고만 밝혔을 뿐 이를 실행한 적은 없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시리아에 대한 각종 제재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시리아에 지지를 표명해 왔다.

러시아가 자국민 철수계획을 발표했지만 시리아에 대한 지지는 쉽게 거둬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러시아는 시리아의 지중해 연안 타르투스 항에 1971년부터 자국의 해군기지를 두고 있다.

한편 이날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는 시리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전역이 정전되면서 ‘암흑 천지’로 바뀌었다.

유혈사태도 계속돼 21일 시리아 중부 도시 하마에서는 친정부 민병대가 사용하는 건물에서 폭발물이 터져 최소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러시아#시리아#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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