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 지하철역에서 27일 40대 남성을 떠밀어 숨지게 한 31세 여성이 경찰에 체포된 이후 9·11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혀 미국 사회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민으로 이뤄진 다문화 사회인 미국에서 가장 금기시하는 범죄 중 하나가 ‘인종 증오범죄’다.
리처드 브라운 뉴욕 퀸스 지방검사는 29일 기자회견에서 피의자 에리카 메넨데즈(31·여)를 2급 살인에 해당하는 증오 범죄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히스패닉인 메넨데즈는 27일 퀸스의 한 지하철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인도 출신 수난도 센 씨(46·사진)를 갑자기 등 뒤에서 떠밀어 달려오는 열차에 치여 숨지게 한 혐의다. 브라운 검사는 “센 씨는 범인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영문도 모른 채 숨졌다”고 밝혔다. 힌두교 가정에서 자란 센 씨는 미국에 이민 와서 어렵게 번 돈으로 올해 맨해튼 어퍼 웨스트사이드에 작은 복사가게를 마련해 꿈을 키우고 있었다.
피의자의 전과기록이나 정신이상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한 달 주기로 부랑자 보호소를 들락거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살인 혐의가 인정되면 25년형에서 최대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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