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명제약사들 유전자 암 치료제 개발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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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약으로 여러 종류 암세포 퇴치… 알려진 암 절반에 적용 가능

암 발병 부위와 관계없이 적용할 수 있는 ‘유전자 암 치료제’가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가는 등 세계 유명 제약사 3개 업체가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유전자 암 치료제’는 암세포가 자멸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암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여러 종류의 암에 효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약이다.

유전자 암 치료제의 원리는 이렇다. 모든 세포는 ‘P53 단백질’이 제대로 작동할 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스스로 죽도록 돼 있다. 그런데 많은 암세포는 ‘MDM2 단백질’이 P53 단백질과 단단하게 결합해 이런 자기 소멸 과정이 나타나지 않는다. 새 치료제는 두 단백질을 분리해 암세포가 스스로 소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런 원리를 적용할 수 있는 암 치료제는 지금까지 알려진 암의 절반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제약회사들은 보고 있다.

NYT는 유전자를 활용한 새 암 치료제는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머크, 로슈, 사노피 등 3개 회사가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 업체들은 동물실험을 끝내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머크사는 자사가 개발한 유전자 암 치료제의 안전한 투약량을 찾기 위해 임상시험에 참여할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등록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골수성 백혈병 환자는 P53 단백질이 MDM2 단백질에 붙잡혀 제대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사노피사는 유럽에서 지방육종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 시험을 시작했다고 NYT는 전했다. 연간 2000명 안팎의 극소수에게서만 발병하는 지방육종 환자를 위해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슈사도 안전한 투약량을 찾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생체시험과 정밀검사에서 일부 암세포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암학회 오티스 웹 브롤리 박사는 “유전자 암 치료제가 널리 보급되면 암이 발병한 신체 부위나 장기가 아니라 분자 단위의 ‘목표물’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제약사#임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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