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정세 내년도 격랑 예고
오바마-아베 1월 워싱턴 대좌… 양국 동맹강화로 中 본격 압박
中, 아베에 축하 대신 경고메시지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는 26일 총리에 취임한 직후인 내년 1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져 미일 동맹 재강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한다. 일본이 미일 정상회담 일정을 밝힌 이날 중국은 남중국해 해상에서 공습훈련이 있었음을 공개했다. 미중일 3국 정상이 새로 출범한 이후 아시아 정세가 내년 초부터 급박하게 돌아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아베 총재와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오전 약 10분 동안 통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베 총재의 총선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먼저 전화를 걸었다.
아베 총재는 “미일동맹은 일본 외교 안전보장의 축이다. 동아시아 정세, 특히 중국의 대두 등이 안전보장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미일동맹을 강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도 긴밀히 협력할 것을 희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 정치에 있어 폭넓게 협력을 강화하자”고 화답했다.
아베 총재는 통화 후 기자단에 “내년 1월 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아베 총재는 총선 유세에서 “민주당 정권이 외교안보에 실패한 것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가 흔들렸기 때문”이라며 “집권하면 곧바로 미국을 방문해 동맹을 굳건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2006년 총리가 됐을 때는 중국을 가장 먼저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미일 동맹 강화로 방향을 틀었다.
정상회담을 위해 아베 총재는 오키나와(沖繩) 현 후텐마(普天間) 미군 비행장 이전, 동아시아 미군 재편 비용 분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등을 선물로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급부로는 미일 방위협력지침(일명 ‘가이드라인’)의 전향적 개정,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분쟁에 대한 미국의 지원,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협조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오키나와 현민들이 미군 비행장을 현 내로 옮기는 데 반발하고 있고, 자민당이 TPP 참여에 ‘성역 없는 관세 철폐를 전제로 한다면 참여 반대’라는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아베 총재의 뜻대로 될지 미지수다.
미일 양국 동맹 강화는 미일 대 중국 간 전선을 더 뚜렷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실제 중국 제팡(解放)군보는 18일 남중국해에서 실시한 해상 공습훈련을 공개하며 남해함대 항공사단 소속 전투기들이 원거리 해상 공습 훈련을 시행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 새 정권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의례적인 축하인사 없이 수일 전에 있었던 공습훈련을 ‘총선 승리 잔칫날’에 공개한 것은 일본에 대한 간접적인 무력시위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베 총재가 하루 앞서 17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센카쿠 열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다. 이 점은 교섭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한 데 대해 센카쿠 주변에서 벌인 군사훈련은 아니지만 일본에 경고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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