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의 한국인 밀집 주거지역에서 한국 어린이가 괴한에 의해 납치됐다가 6시간 만에 풀려난 사건이 발생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17일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1시 30분께 베이징 부도심 왕징(望京)에서 김모(10) 군이 승용차를 타고 가던 중 괴한 3명에 의해 납치됐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기숙학교에 다니는 김 군은 주말을 앞두고 조선족 지인의 승용차를 얻어타고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납치범들은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 승합차로 김 군이 탄 승용차를 막아 세운 뒤 운전자를 폭행하고 김 군을 끌고 갔다.
이들은 이어 김 군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공안에 신고하지 마라. 100만 위안(한화 약 1억8천만원)을 준비하라"고 협박했다. 김 군의 어머니로부터 신고를 받은 한국대사관 측은 곧바로 베이징 공안국에 알려 수사를 요청했다.
베이징 공안국은 왕징의 동호 파출소에 특공대를 포함해 40여 명의 수사팀을 파견해 기민하게 대응했으며, 김 군은 피랍 6시간 만에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납치범들은 공안의 수사가 즉각적이고 대대적으로 이뤄지자 김 군을 풀어주고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공안 당국은 김 군을 승용차에 태웠던 조선족 지인이 연계된 범행으로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베이징에서는 최근 한인을 상대로 한 문자메시지(SMS)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일 왕징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집 주인으로부터 임대료를 자신의 부인 계좌로 송금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튿날 3개월치 2만2천 위안을 송금했다. 이 교민은 뒤늦게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경찰을 대동해 은행에 가 돈을 되찾을 수 있었다.
사기범들은 휴대전화 번호가 파악된 한인에게 무작위로 '출장 중이니 월세를 계좌로 보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송금이 확인되면 즉시 돈을 찾아 달아나는 수법을 쓰고 있다. 통장 개설자와 실제 사용하는 사람이 다른 '대포 통장'을 이용하는 탓에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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