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출신 ‘아메리칸 드림’ 감옥행

  • 동아일보

굽타 前골드만삭스 이사, 내부자 거래 혐의 2년형

대표적인 ‘인도 출신의 성공한 미국인’으로 꼽혔던 라자트 굽타 전 골드만삭스 이사(63·사진)가 내부자 부당거래로 평생 쌓은 명예를 잃고 감옥살이를 하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24일 “굽타 씨가 임원 재직 당시 친한 투자자에게 부적절한 정보를 건넨 혐의에 대해 뉴욕지방법원이 징역 2년과 벌금 500만 달러(약 55억 원)를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2008년 라지 라자라트남 전 갤리언그룹 헤지펀드 회장에게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골드만삭스에 5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정보를 넘긴 혐의로 지난해 10월 체포됐다. 이 정보를 활용해 약 1100만 달러의 부당이득을 취한 라자라트남 전 회장은 지난해 징역 11년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의 통화내용이 수사 당국에 의해 감청 녹음돼 증거로 작용했다. 제드 라코프 뉴욕지방법원 판사는 “이번 판결은 수많은 사람의 신뢰를 저버린 죗값”이라고 말했다.

인도 콜카타에서 태어난 굽타 씨는 10대 때 고아가 됐으나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컨설팅회사 매킨지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회장 직까지 올라 10년간 재임했다. 그 뒤 골드만삭스 이사, 가정용품업체 P&G 회장을 지냈다. 빈곤국 질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였으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자선활동에도 중요한 조언자 역할을 했다.

라코프 판사는 “피고는 ‘좋은 사람’으로 여겨졌지만 결국 세계 역사에 ‘나쁜 짓을 한 좋은 사람’이 수두룩했음을 되새기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인도#굽타#골드만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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