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日자민당 총재 이어 현직각료 2명 야스쿠니 참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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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무책임 행위”… 中 “사악한 참배”

일본 민주당 정권 들어 잠잠하던 각료와 정치인들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가 한중일 갈등 고조를 빌미로 본격화되고 있다.

1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집권 민주당의 하타 유이치로(羽田雄一郞) 국토교통상과 연립 여당인 국민신당의 시모지 미키오(下地幹郞) 우정민영화 담당상이 신사를 참배했다. 차기 총리가 유력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가 추계대제(秋季大祭) 첫날인 17일 신사를 참배한 데 이은 것이다.

야스쿠니신사에는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어 가뜩이나 달아오른 한국 및 중국과의 외교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타 국토교통상은 일본의 2차대전 패전일인 8월 15일에도 당시 마쓰바라 진(松原仁) 국가공안위원장과 함께 민주당 정권 각료로는 처음 신사 참배를 강행해 민주당 정권의 참배 자제 기조를 허물었다. 이로 인해 한국과 중국에서는 민주당 정권이 자민당 정권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사적인 참배로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외교에 영향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모지 담당상도 “국민신당 간사장 자격으로 참배했다. 외교상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여야 의원들과 함께 참배했다. 모임의 회장인 고가 마코토(古賀誠) 자민당 의원은 “신사 참배는 의원 마음의 문제이다. 이웃 국가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배 의원은 총 67명. 8월 15일 당시의 50여 명보다 늘어났다.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모리 요시로(森喜朗·75) 전 총리도 직접 참배했다.

한국과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직 각료를 포함해 일본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과거 일본 제국주의 피해를 입은 이웃 국가 국민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위로 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 겸허한 자세로 역사를 직시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는 17, 18일 이틀 연속 외교부가 일본 정치인들의 신사 참배를 맹비난한 데 이어 언론 매체들이 융단폭격에 나섰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야스쿠니신사는 아시아 피해국의 무고한 인명을 수없이 죽인 2차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된 곳”이라며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하라”고 경고했다. 17일보다 한결 강한 톤으로 일본에 경고한 것이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이날 ‘사악한 참배’라는 제목 아래 아베 총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맹비난하는 평론을 게재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현존 국제질서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자 일본 군국주의 망령을 불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도 기사와 논평을 통해 일본에 각성을 촉구했다.

중국 인터넷은 일본 성토로 불붙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17, 18일 일본을 비난하는 글이 각각 2만 건 이상 게재됐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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