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교사 파업… 오바마 “부담되네”

최측근 이매뉴얼이 시장… 보스턴-LA도 교육 갈등

미국 시카고 공립학교 교사 2만6000명이 10일 파업을 시작했다. 시카고 교사들이 파업에 나선 것은 25년 만이다. 교사들은 학교로 출근하는 대신 빨간 티셔츠를 입고 피켓을 든 채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다.

교원노조의 공격 대상은 ‘오바마의 남자’로 불리는 백악관 비서실장 출신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 그는 공립학교 개혁을 위해 학생의 시험성적을 교사 평가에 반영하고 하루 수업시간을 90분 연장하겠다며 교원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교원노조는 수업시간을 늘리려면 임금을 20% 올려야 한다고 요구하며 학생의 시험성적으로 교사를 평가하는 방안을 거부했다. 이매뉴얼 시장은 시카고 공립학교 적자가 7억 달러(약 7886억 원)나 된다며 4% 인상안을 내놨다. 또 교사가 아닌 학교에만 수업시간 연장에 따른 보너스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11월 6일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출신이 시장을 맡고 있는 보스턴과 클리블랜드 로스앤젤레스 등에서도 시장과 교원노조가 교육개혁을 놓고 갈등을 빚어 백악관은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매뉴얼 등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들이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 세력인 교원노조와 맞붙은 형국이기 때문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어느 쪽 편도 들지 않으며 노조와 시카고 시가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의 강력한 우군인 노조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표정이 역력했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시카고 교원노조에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을 보내 “대통령의 교원노조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며 교원노조를 달랬다”고 주장했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이 교원노조 파업의 뿌리”라고 비난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