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美대선정국 틈타 이란 공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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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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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방송 ‘결행 임박’ 보도“美 지원 없인 불가능” 분석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1월 미국 대선 이전에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이스라엘의 유력 방송사인 ‘채널 10’이 20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7월부터 이란에 대한 제재가 강화됐지만 이란의 고농축우라늄 생산 등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데 실패함에 따라 총리가 행동할 시간이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시몬 페레스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인 샤울 모파즈 전 국방부 장관, 결정권을 가진 네타냐후 총리는 정부 내에서 대다수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방송이 덧붙였다.

이 방송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을 가능성이 낮다고 예상했다. 9월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릴 유엔 총회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불분명하고, 회담이 열려도 오바마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설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네타냐후 총리와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전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유대계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정황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이란의 반격에 대비해 미사일 공격 사실을 국민에게 문자메시지(SMS)로 알리는 경보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5일간 시험했다. 마탄 빌나이 이스라엘 민방위장관은 이란과 전쟁을 하면 1개월가량 지속되고 매일 수백 기의 미사일이 이스라엘에 떨어져 약 500명의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최대 항구도시인 하이파 시의 요나 야하브 시장은 이날 육군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2010년 완공된 6km 길이의 카르멜 지하터널을 방공호로 사용할 수 있도록 민방위사령부(HFC)와 국가비상대책국(NEA)에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내년 예산 증액을 요구했다. 이스라엘과 미 해군은 4년 만에 지중해에서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전쟁 기운이 높아지자 이스라엘 국민의 53%만이 방독면을 보유하고 있어 전쟁 준비가 불충분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이란 중부 나탄즈의 기존 우라늄 농축시설과 콤 인근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유효 사거리가 2400km인 예리코2 중거리미사일과 마하 2.5의 속도로 비행이 가능한 F-15I 전폭기 등이 공격에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미국의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전폭기가 공중급유를 받기 위해서는 주변국의 협조가 필요하고, 이스라엘의 구형 ‘벙커버스터’로는 지하 핵시설 파괴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이날 시리아가 사거리 240km인 스커드 미사일을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제공해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시리아가 헤즈볼라에 화학무기도 제공할 우려가 커지면서 방독면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이스라엘#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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