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부인, 극형은 면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8일 03시 00분


“아들 보과과 안전 위해 범행”… 中검찰, 기소장 이례적 적시
전문가 “정상참작 감형용”

안후이(安徽) 성 허페이(合肥) 시 인민검찰원은 26일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사진)를 고의살인죄로 법원에 기소하면서 이번 사건에 그의 아들 보과과(薄瓜瓜)가 관련된 정황을 공개했다.

그런데 검찰이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밝힌 기소 이유만 놓고 보면 보과과는 사건의 발단만 제공했을 뿐이다. 그가 영국인 닐 헤이우드 독살 사건에 직접 관여했거나 추가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중국 검찰이 고위층 비리와 관련한 내용은 매우 간단히 결과만 공개해 온 전례를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홍콩 밍(明)보는 27일 검찰 혹은 중국 지도부가 구카이라이의 형량을 낮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보과과의 연루설을 소개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구카이라이의 영국인 살해 동기에 아들의 신변 안전을 우려한 모성이 작용했음을 부각시키려 했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런 정황상 구카이라이에게 15년 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물론 고의살인은 10년 이상의 징역 혹은 사형에 처할 수 있다. 검찰이 구카이라이를 중급법원에 기소한 것 또한 이번 사안을 중대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기소 내용에서는 헤이우드가 보과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었다고 적시해 사형이 내려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검찰이 보시라이의 경호원이자 집사 역할을 한 장샤오쥔(張曉軍)을 ‘공동 독살’ 혐의로 기소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주범과 종범의 구분을 모호하게 처리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구카이라이가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부주임을 지낸 구징성(谷景生) 전 소장의 딸이라는 점도 참작의 사유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편 밍보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붙잡혀 있는 보시라이가 조사를 거부해 중국 지도부가 골치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사건 처리가 늦어짐에 따라 이달 말부터 열리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까지 이 문제가 거론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지도부가 차기 권력 구성을 논의하는 자리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구카이라이#보시라이#극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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