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알아사드, 통제권 상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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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장군 등 잇단 이탈
반군 ‘수도방어 軍기지’ 습격

16개월째 민주화 시위를 유혈진압해온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통제력이 붕괴되는 조짐이 잇따르고 있다.

제이 카니 미 국무부 대변인은 26일 최근 계속된 시리아군 고위급 인사들의 이탈을 언급하며 “확실히 알아사드 정권은 서서히 시리아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 정부에 따르면 24일에도 시리아 장군 1명과 대령 2명, 5명의 군 관계자가 가족 24명을 이끌고 터키로 넘어왔다. 카니 대변인은 알아사드 정권의 통제권 상실 징후로 정부군의 이탈 외에 다마스쿠스 인근 교전 확대, 전투기 격추로 인한 터키와의 갈등 등을 언급했다.

시리아 반군은 25일 수도 다마스쿠스 중심부에서 불과 8km 떨어진 공화국수비대 기지를 습격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의 동생 마헤르 알아사드 수비대장의 지휘를 받는 공화국수비대는 정권 보호와 수도 방어를 목적으로 하는 정부군 최정예부대로 부대원은 약 8000명이다. 습격을 이끈 자유시리아군(FSA) 중위는 미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마스쿠스 공격을 염두에 두고 공화국수비대의 능력을 탐색하기 위한 시험 공격”이라고 밝혔다. 영국 BBC방송은 “공화국수비대 근처에서 교전이 발생한 건 그만큼 반군의 자신감이 커졌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25일부터 시작된 다마스쿠스 인근 교전은 27일까지 이어지면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 26일 새벽에는 포격으로 인한 폭발음이 다마스쿠스까지 들릴 정도였다. 영국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정부군이 수도 근처에서 대포를 사용한 것은 처음으로 치열한 교전이 수도 핵심부까지 확대된 것은 중대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27일에는 다마스쿠스 외곽의 친정부 성향 민영방송인 알이크바리야TV가 무장괴한에 습격을 받아 직원 3명이 숨졌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26일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전쟁 상황 속에 살고 있다. 우리의 모든 정책과 명령, 모든 부문은 전쟁 승리를 위한 방향으로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국영 사나통신이 전했다. 그간 반군과의 교전을 외국의 지원을 받는 ‘테러단체와의 전쟁’이라고 주장해온 알아사드 대통령이 직접 전시상황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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