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증권업계 “급한 불은 껐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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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위기 해결 가닥” 반등 기대
“지원규모 태부족” 지적도 나와

‘급한 불은 껐지만 남은 불씨가 더 큰 불로 번질 수도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스페인의 구제금융을 반기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조치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규모 4위인 스페인의 금융위기를 막았지만 1000억 유로 정도로 불안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업계는 스페인 구제금융으로 유럽발(發) 금융위기가 큰 고비를 넘은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이번 구제금융 방식은 유럽 위기 해결의 모범답안과도 같다는 의견이 많다. 유럽연합(EU)은 그동안 유럽중앙은행(ECB)을 통해 부실 국가의 국채를 그때 그때 사주는 정도로 산발적인 위기 대응을 해왔다. 반면 이번 조치에서는 유로안정화기구(ESM)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통해 자금을 직접 지원하면서 별도의 긴축 프로그램을 요구하지 않았다. 구조조정에 초점을 두면서도 성장에 나설 여지를 남겨 ‘재정악화-긴축-저성장-재정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우려에서 벗어난 셈이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조치는 강력한 구조조정 요구가 없다는 점에서 구제 금융이라기보다 은행에 대한 자금 지원 성격이 강하다”며 “이런 방식으로 유럽 위기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원 규모가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을 해소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의 뱅크런(예금 인출 사태)을 막고 자본을 확충하겠지만 자산 부문의 드러나지 않은 부실이 상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증권업계#유럽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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