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동영상 올려 年1억원 버는 사람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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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채널’로 미디어혁명 노리는 유튜브 가보니

건강채널 2개 운영하는 전직 필라테스강사 필라테스 강사를 그만두고 유튜브에 필라테스와 피트니스 개인방송 채널을 열어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캐시호 씨가 유튜브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를 무보수로 온라인에서 돕겠다는 인턴까지 등장할 정도로 시청자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 샌브루노=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건강채널 2개 운영하는 전직 필라테스강사 필라테스 강사를 그만두고 유튜브에 필라테스와 피트니스 개인방송 채널을 열어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캐시호 씨가 유튜브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를 무보수로 온라인에서 돕겠다는 인턴까지 등장할 정도로 시청자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 샌브루노=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서 스타 중 한 명인 캐시 호 씨(25·여)는 요즘 하루 2, 3시간밖에 못 잔다. 요가의 변형운동인 필라테스와 피트니스 관련 동영상을 올리는 개인방송 채널 두 곳을 운영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 때문. 채널을 정기적으로 찾는 시청자만 10만 명에 육박한다. 그는 개인방송에 전념하기 위해 지난해 초 필라테스 강사직까지 그만뒀다. 미 캘리포니아 주 샌브루노 유튜브 본사에서 22일 만난 호 씨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전 세계 국가 시민들이 내 동영상을 본다는 게 너무 짜릿해 피곤한 줄 모르겠다. 무엇보다 강사 때보다 수입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고 말했다. 》
올해 100개 오리지널(전문 방송) 채널을 신설하는 한편 기존 개인방송 채널을 확대해 미디어산업의 지형을 바꾸겠다는 야심 찬 행보를 시작한 유튜브와 모회사 구글에 대해 세계 미디어업계가 긴장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방송이 더는 지상파나 케이블TV의 전유물이 아니며 콘텐츠만 갖고 있으면 개인이든, 중소 프로덕션이든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접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해 주겠다는 전략이다.

유튜브는 채널 확대로 시청자가 늘면 그만큼 동영상에 붙는 광고도 늘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호 씨의 동영상에도 유튜브가 광고를 붙여주고 광고수익을 나눠 갖는다. 이렇게 방송채널을 유튜브에 열고 광고 수익을 가져가는 개인은 이미 3만 명을 넘어섰다. 유튜브에서 글로벌 콘텐츠 운영과 개인방송 지원을 맡고 있는 톰 피켓 디렉터는 “유튜브에서 분배하는 광고 수익으로 연간 10만 달러(약 1억1140만 원)를 넘게 버는 개인이 수백 명에서 1000명 사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수를 묻자 회사 정책상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셰인 도슨 씨는 풍자 동영상을 올려 연간 4억3100만 번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31만5000달러를 벌기도 했다.

개인이 버는 돈은 유튜브로부터 받는 광고수익뿐만이 아니다. 시청자를 상대로 자체적으로 다른 수익사업을 할 수도 있다. 앞서 소개한 호 씨의 경우 10만 명의 시청자를 상대로 피트니스 관련 쇼핑몰을 열었다. 광고수익과 쇼핑몰 수입이 반반일 정도로 짭짤한 부가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는 “개인방송은 특정 타깃을 대상으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뿐 아니라 댓글과 블로깅을 통해 끊임없이 상호 교감을 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마치 친구가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본사에서 자동차로 40분 정도 가면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 ‘해피트리 프렌즈’ 등으로 유명한 몬도미디어라는 애니메이션 회사가 있다. 애니메이션을 지상파와 케이블TV 등에 제공해 온 이 회사가 유튜브에 몇 분짜리 짧은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 이 회사는 현재 매출의 25%를 유튜브 동영상에 따라붙는 광고에서 벌고 있다. 올해부터는 구글과 유튜브가 추진하고 있는 100개 전문 방송 채널에 합류했다. 이 회사 공동 창업자인 존 에버셰드 씨는 “시청자와 방송 제작자 사이에 놓인 거대한 벽이 무너지고 있다. 기존 방송은 일방향이면서 많은 프로세스가 필요한데 인터넷 방송은 저비용인 데다 쌍방향으로 시청자들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몬도미디어 유튜브 채널은 누적 조회수가 연간 10억 회에 이르며 정기 시청자만 100만 명이 넘는다. 시청자들의 지역 분포와 좋아하는 콘텐츠 분야 등 시청자와 관련한 상세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매출 25% 유튜브로 버는 애니 제작자 미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회사인 몬도미디어 존 에버셰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유튜브에 개설된 몬도 미디어 방송 채널을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인터넷 방송채널이 없었다면 그저 그런 애니메이션 웹사이트 회사로 남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매출 25% 유튜브로 버는 애니 제작자 미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회사인 몬도미디어 존 에버셰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유튜브에 개설된 몬도 미디어 방송 채널을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인터넷 방송채널이 없었다면 그저 그런 애니메이션 웹사이트 회사로 남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구글에서 100개 채널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알렉스 카를로스 디렉터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당초 계획한 채널의 3분의 2가량이 순차적으로 열렸다. 7월까지는 계획한 모든 채널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가수인 마돈나가 댄스 채널인 ‘댄스온 댄스온’을 맡고 유명 스케이트보드 선수인 토니 호크가 스포츠 채널을 맡는 식으로 패션 뷰티 요리 스포츠 음악 건강 애니메이션 등 19개 분야의 전문가들이 직접 채널을 운영하는 것도 있다. 영화 ‘블랙스완’ 등을 제작한 존 애브넷 등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들도 속속 합류하고 있다.

구글과 유튜브는 지난 석 달간 100개 채널에 1억 달러가 넘는 콘텐츠 제작비용을 지원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카를로스 디렉터는 “유튜브는 기존 동영상 공유사이트에서 방송프로그램 채널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방송업계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샌브루노=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채널A 영상] 유튜브 선정 2011년 10대 동영상


#유튜브#개인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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