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라싸에서 티베트인 2명 분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8일 1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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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원·간부에 종교활동 참여 금지

중국 티베트(시짱) 자치구 수도 라싸에서 티베트인 2명이 27일 분신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현장에 있던 여행객들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인용해 티베트인 2명이 라싸에 있는 유명 사찰인 대조사(조캉사원)에서 분신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불은 금방 진화됐고 현장은 봉쇄됐으며 주변 지역에는 무장 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쓰촨과 칭하이 등 인근 성의 티베트 자치주에서 티베트인들의 분신이 잇따랐으나 티베트자치구 수도에서 분신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명보는 분신자 중 한 명은 22세로 안둬현에서 웨이터로 일하고 있으며 경찰에 즉시 연행돼 분신 이유나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분신자들이 젊은 티베트 승려들이라면서 이들이 중국의 지배에 항의하기 위해 분신했다고 보도했다.

웨이보에는 대조사 주변의 휴대전화 신호가 한때 차단됐으며 시짱대학이 일시적으로 폐쇄돼 학생들의 출입이 금지됐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웨이보에는 또 '대조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라는 식으로 은밀하게 분신사건을 알리는 글들이 올라왔으나 밤새 삭제됐다고 명보는 전했다.

RFA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분신 사건 이후 라싸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티베트 망명 소식통은 "경찰과 준군사병력이 라싸에 가득하며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고 말했다.

라싸에 있는 또 다른 소식통은 대조사 인근에 있는 포탈라궁 앞의 주요 지역을 통과하는 모든 이들이 수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분신이 일어난 대조사는 7세기에 건립된 티베트 불교의 핵심 사원. 티베트의 활불(살아있는 부처)을 뽑는 의식이 진행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2008년 3월14일 티베트 승려들의 분리 독립 요구 시위가 발생한 이후로 한 때 외부 개방이 금지됐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당 간부들에게 티베트에서 진행되는 '부처님의 달'(사가다와) 행사에 참여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티베트자치구감찰청은 지난 21일 '서장일보(西藏日報)'에 실은 통지문을 통해 당원과 공무원, 학생들에게 어떤 형식으로든 사가다와 종교 활동에 참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감찰청은 만약 적발되면 면직되는 것은 물론 기율검사부에 통보되고 주요 신문 매체에 이름을 공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당국은 또 당원과 간부들은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사가다와 행사에 참여하지 말 것을 교육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사가다와는 티베트력으로 4월 한 달 동안 진행되는 '부처님의 달'로 티베트인들은 이 기간 부처의 탄생과 성불, 열반을 기념하며 종교 활동을 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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