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실업률 10.9%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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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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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젊은층 취업난 심각

20대 초반인 스페인의 마르타 페르난데스 씨는 수개월간 일자리를 구하다 마드리드에 있는 작은 회사에 취직했지만 월급은 고작 300유로(약 45만 원)였다. 월세를 내고 나면 남는 것 하나 없지만 페르난데스 씨는 주변에 마음 놓고 불평을 털어놓을 수도 없다. 그만한 일자리도 못 구한 사람들이 주변에 넘쳐나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실업률이 사상 최악으로 치달아 특히 25세 이하는 50%를 넘었다.

유럽을 덮친 재정위기로 실업률이 급등해 유럽 대륙의 젊은이들이 ‘잃어버린 세대’가 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일자리를 못 찾은 많은 청년 실업자가 희망을 잃고 우울증을 겪는 무기력한 세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산하 유럽통계청이 1일 발표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3월 실업률은 10.9%로 1999년 유로화 도입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전달보다 16만9000명 늘어난 약 1737만 명에 달했다.

실업은 지역적으론 유럽 남부, 연령층으론 젊은 세대에서 높았다. 유럽에서 재정상태가 가장 양호한 독일도 시장 관계자들이 4월에 1만 명의 실업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1만9000명의 실업자가 새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통계청은 2020년까지 젊은층을 중심으로 50만 명 이상이 구직활동을 위해 스페인을 떠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럴 경우 경기가 회복돼도 스페인 경제를 이끌어갈 인력이 크게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유럽#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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