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세안+6國 FTA’ 협상 참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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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주도 TPP 견제-보완용

일본이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주도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인 ‘동아시아 광역 FTA(아세안+6개국)’ 협상에 참여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28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아세안 10개국 경제장관회의에서 동아시아 광역 FTA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경제산업상은 “연내 교섭 개시를 목표로 아세안 10개국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 광역 FTA는 아세안 10개국이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6개국에 참여를 요청했다. 6개국 가운데 교섭 참가를 표명한 것은 일본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의 협상 참여 선언은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견제 내지는 보완 성격이 짙다. 일본은 현재 TPP 참여를 위해 미국 등 9개국과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미국은 일본에 자동차와 보험, 쇠고기 분야에서의 양보 등 협상 참여의 전제조건부터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TPP가 원칙적으로 관세의 전면 철폐 및 농수산물 시장 개방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일본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에 비해 동아시아 광역 FTA는 관세 및 시장 개방의 예외가 상당 부분 인정돼 일본으로서는 참여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 중국 인도 등 떠오르는 신흥시장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일본은 특히 동아시아 광역 FTA 참여로 미국을 자극해 TPP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포석도 깔고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 광역 FTA 협상 개시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참여국이 많은 만큼 이해관계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협상이 성공해도 지나치게 많은 예외를 인정하면 FTA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지적도 있다.

아세안은 다음 달 16개국이 참여하는 ‘아세안+6개국’ 정부 고위당국자 회의, 8월 장관급 회의를 통해 FTA 협상 개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어 11월에 열리는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FTA 협상 개시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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