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과반수 여전히 “레닌이 좋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9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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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 생일 앞두고 여론조사..59%가 "긍정적 역할"

러시아인들은 '사회주의 혁명의 아버지' 블라디미르 레닌에 대해 여전히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폼(FOM)'이 레닌 생일(4월 22일)을 앞두고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 무려 59%의 응답자가 레닌이 러시아 역사에서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답했다. 부정적 역할을 했다는 답은 19%에 불과했다.

레닌이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라는 응답도 54%로, 나쁜 사람이라는 응답(11%)보다 훨씬 많았다. 또 60%의 응답자가 레닌의 생일을 추모해야 한다고 밝혀 중요하지 않다고 밝힌 응답자(32%)를 크게 웃돌았다.

한편 방부 처리 후 영구 보존되고 있는 레닌의 시신을 땅속에 안장하는 문제에 대해 56%가 찬성 의견을, 28%가 반대 의견을 밝혔다. FOM은 최근 6년 사이 레닌 시신을 안장해야 한다는 데 찬성하는 사람이 10%나 늘었다고 소개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이달 14~15일 러시아 전국 43개 지역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볼셰비키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시키고 소련을 건설한 레닌의 시신은 지금도 모스크바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의 대리석 묘 안에 방부 처리된 채 안치돼 있다.

1924년 1월 21일 레닌이 53세의 나이로 사망하자 권력 장악에 나선 이오시프 스탈린은 민심 결집을 위해 유족들의 반대에도 레닌의 유해를 방부 처리해 영구보존하는 조치를 취했다.

러시아 정부는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붉은광장의 레닌 묘를 폐쇄하고 그의 시신을 매장하려는 시도를 해왔지만 공산당원을 비롯한 레닌 숭배자들의 강한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2009년에는 레닌 유해 매장 문제가 러시아 하원에서까지 논의됐으나 역시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 문제는 지지파와 반대파의 팽팽한 논쟁 속에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말엔 방부 처리된 레닌 시신 관리를 책임지는 러시아 '생의학기술 센터' 전문가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 영구 보존 작업을 위해 북한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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