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특허권 프리미엄 ‘천정부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MS, AOL서 1100건 사들이며 11억달러 지불… 웃돈 3억달러

특허전쟁에서 방패막이로 활용하기 위해 특허권을 미리 사들이는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특허권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AOL의 특허 1100건을 사들이면서 약 11억 달러(약 1조2300억 원)를 지불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금액이 애널리스트들이 일반적으로 평가하는 가치보다 약 3억 달러가 많은 것이라고 전했다.

MS가 웃돈을 주면서까지 특허를 사들인 것은 당장 필요해서라기보다는 구글 페이스북 등 IT 경쟁기업이 이 특허를 먼저 매입해 특허권 침해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방어조치였다. 브래드 스미스 MS 총괄변호사는 “AOL은 방어적인 관점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특허권 포트폴리오 가운데 가장 알짜배기들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MS가 사들인 특허에는 IT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e메일, 웹브라우저, 인스턴트메시징, 화상통화 등과 관련된 것뿐 아니라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아이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바일 특허권도 포함돼 있다.

실제 구글과 페이스북도 AOL의 특허들에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이를 사전에 간파한 AOL은 특허권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IT업계에서는 특허권 매입을 인터넷 시대의 ‘핵(核) 억제력’에 비유하기도 했다. 법률회사 DLA 파이퍼의 파트너인 마크 래드클리페는 “특허권이 단순한 법적 자산에서 전략적 금융자산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이뤄진 특허권 매입은 특허 관련 소송을 당했을 때 맞소송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이뤄졌다. 구글은 지난해 125억 달러를 지불하고 모토로라 모빌리티 홀딩스의 특허권을 인수했고 최근 야후로부터 특허권 소송을 제기당한 페이스북은 IBM의 특허권을 사들인 뒤 야후를 맞고소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IT#기업#특허#마이크로소프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