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녀 스파이 차프만 美 각료에 접근해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5일 03시 00분


“러 미녀 스파이 차프만 美 각료에 접근해 체포”
FBI 현직 간부 주장

2010년 미국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러시아 미녀 스파이 안나 차프만(30·사진)이 미인계를 이용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장관급 각료에게까지 접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대테러 업무를 책임지는 프랭크 피글리우치 국장은 2일 BBC ‘모던 스파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차프만을 포함한 10여 명의 러시아 스파이망을 일망타진한 것은 차프만이 오바마 대통령의 ‘이너서클’에 위험할 정도로 접근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차프만의 활동을 감시하던 FBI는 차프만이 장관급 각료에게 미인계 덫을 놓고 가깝게 접근하자 더는 그냥 놔둘 수 없다는 판단하에 러시아 스파이들을 체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피글리우치 국장은 해당 각료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FBI는 3일 “피글리우치 국장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부인했다.

러시아 볼고그라드 출신으로 모스크바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은 차프만은 영국인과 결혼해 영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그는 이혼한 후 미국으로 가 뉴욕에서 부동산 사업가로 위장 활동했다. 러시아 대외첩보부 소속으로 뉴욕의 관계 금융계 학계 인사들을 유혹해 정보를 빼낸 혐의로 2010년 6월 다른 스파이 9명과 함께 미 수사 당국에 체포됐다.

하지만 한 달 후 미국 영국 등을 위해 암약하다 러시아 당국에 체포된 러시아인 4명과 맞교환돼 러시아로 돌아갔다. 귀국 후 러시아 최고훈장을 받고 통합러시아당 청년조직 지도부 요원을 맡는가 하면 영화에 출연하고 지난달에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패션쇼에 모델로 등장하는 등 유명인 대접을 받고 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간첩#미국#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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