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發 글로벌 경기회복 ‘봄바람’]美 양적팽창-경제개혁 주효… 소매판매 3년전보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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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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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수당 신청 4년만에 최저치
‘갤런당 5달러 육박’ 유가가 복병

6개월 전 미국 경제는 앞이 보이지 않았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해 8월 사상 처음으로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해 미약하게나마 꿈틀거리던 경기회복의 꿈을 꺾어놓았다.

하지만 올해 3월 중순, 월가는 물론이고 미국 경제 전반에 서서히 봄기운이 번지고 있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종양(腫瘍)’이 하나씩 치유되는 분위기다. 미 금융통화당국과 행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쏟아 부은 천문학적인 돈과 경제개혁 조치가 서서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2월 실업률(8.3%)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올 들어 발표된 고용지표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15일 노동부가 발표한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35만1000건으로 4년 만에 최저치였으며 시장 예상치보다 낮았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돈을 풀어도 온기가 확산되지 못했던 이유로 부동산 시장을 지목해 왔다. 집값이 떨어지는데 아무도 집을 사려 하지 않고 주택을 보유한 시민들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에 허덕이나 보니 소비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 하지만 최근 FRB가 가장 우려했던 부동산시장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지난달 압류주택 수는 1년 만에 8%가 줄었고 판매되지 않아 시장에 재고로 쌓인 주택 수도 급속히 줄고 있다.

소비자들도 다시 지갑을 열고 있다. 미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1% 증가했다. 소비가 부진했던 2009년 3월에 비해 무려 20.1% 증가한 것이다.

유로존 위기가 미국 금융시스템으로 전염될 것이라는 우려도 낮아지고 있다. 14일 미 FRB가 발표한 19개 미 대형은행 스트레스테스트에서 씨티은행 등 4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통과했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미국 금융시스템이 탄탄함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각 분야의 호조는 뉴욕 증시의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미 BOM자산관리의 수석시장전략가인 샌디 링컨은 “증시가 너무 앞서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지금은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갤런(3.78L)당 5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유가 상승이 미 경기 회복세의 가장 큰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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