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에 1000억원대 무상원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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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사망 직후의 2배 규모… 쌀-옥수수는 이미 북송 시작
김정은 체제 조기안정 노린듯

중국 정부가 북한 김정은 체제 조기 안정과 영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무상원조를 북한에 제공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복수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월 하순 북한에 6억 위안(약 1065억 원) 상당의 물자를 무상 원조하기로 결정하고 이달 들어 원조를 시작했다. 소식통들은 “기존에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던 방식은 주로 차관 또는 물물교환형 구상무역이었으나 이번엔 순수한 무상원조”라며 “중국이 정기적으로 북한에 제공하는 무상원조를 제외한 비정기적 무상지원 가운데는 역대 최대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1994년 김일성 북한 주석의 사망 직후에도 북한체제 안정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식량 10만 t을 비공개로 무상원조한 바 있는데 이번 원조 규모는 당시의 2배에 이른다.

이번 원조는 현금을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현금에 해당하는 만큼의 물품을 주는 방식이다. 북한은 우선 식량을 요구했으며 현재 랴오닝(遼寧)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 등 중국 동북지역에서 쌀과 옥수수가 육로와 철로로 북한에 운송되고 있다. 북한은 식량 외에도 비료와 건자재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자재는 김정일 동상 건립과 평양 시내 재건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원유를 요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원하는 식량 규모는 원조 금액과 북한의 식량 사정을 고려할 때 최대 20만 t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최대 인터넷 양곡매매소인 중화량(中華粮)망과 다롄(大連)상품교역소에 따르면 중국 동북산 기준으로 도매가가 쌀은 t당 약 4000위안, 옥수수는 t당 약 2260위안이다. 원조 금액을 감안하면 만약 북한이 무상원조를 모두 식량으로 받길 원할 경우 옥수수라면 약 26만5500t을, 쌀이라면 15만 t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무상원조는 북한의 최대 명절이자 강성국가 선포일인 4월 15일 태양절 행사를 위해 서둘러 시작됐고 춘궁기가 끝나는 6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북한과 접경한 중국 동북지역에서 시작됐으나 곧 중국 곳곳에서 해로를 이용해 운송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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