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보다 돈… 金부자 초상화 뗀 총련학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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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11억 원 받아내려… 9개교 오사카부 요구 수용

일본 오사카(大阪)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소속 9곳의 조선학교가 교육보조금을 받기 위해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를 뗐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사건이 문제가 됐던 2002년 이바라키(茨城)와 야마구치(山口) 현의 일부 조선학교가 일본 내 반북 감정을 의식해 잠정적으로 초상화를 제거한 적은 있지만 보조금을 목적으로 초상화를 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사카지역 조선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인 오사카조선학원은 9일 김 부자의 초상화를 제거하고 그 대가로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보조금 8100만 엔(약 11억 원) 지급을 오사카 부에 요청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오사카 부는 조선학교 교실과 교무실에 걸린 김 부자 초상화 제거를 보조금 지급의 조건으로 요구해 왔다.

조선학원 측은 “초상화는 민족교육을 지원해 준 조국(북한)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표시한 것”이라며 “하지만 갈등이나 오해를 일으켜 학교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면 이번 기회에 우리의 판단을 바꾸자고 학부모들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사카 부는 조선학교의 김 부자 초상화 제거를 직접 확인한 뒤 2011년도 추가경정 예산에 조선학교 보조금을 포함할 방침이다. 그러나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이 이끄는 오사카지역 최대 지역정당인 오사카유신회 측은 “조선학교가 2011회계연도가 거의 끝날 때에 맞춰 보조금을 신청한 의도가 불순하다”며 “추경안에 반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사카유신회는 오사카 부 의회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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