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女權, 탈레반 회귀?… 이슬람 최고회의 지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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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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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부차적 존재… 여행 남성과 함께 가야”

2001년 탈레반 정권 붕괴 후 회복됐던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인권이 10년 만에 다시 과거로 회귀할 위기에 처했다.

아프간 최고 이슬람 지도자의 회의기구인 울레마 회의는 여성의 권리를 크게 제한하는 조항들이 포함된 지침을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 보도했다. 울레마 회의는 법을 만들거나 집행할 권리는 없지만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실이 이번 지침을 칙령으로 발표하며 전폭적인 지지를 밝혀 힘을 실어줬다.

아프간 인권단체들은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일부 정치인은 이번 지침이 헌법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며 “여성들을 일터와 학교에서 차별대우할 경우 국회를 해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인권감시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번 지침은 아프간 헌법은 물론이고 국제법상 준수해야 할 의무와도 양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지침이 탈레반 집권 시절의 암울했던 여권 탄압 시대로의 회귀를 의미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여성 인권운동가인 나데르 나데리 씨는 “이번에 발표된 여성의 권리 제한 조항은 탈레반의 것을 부활시킨 것이다. 탈레반의 사상이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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