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의 전쟁’ 무대 日여관… 관광객 줄어 문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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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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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미야 여관. 동아일보DB
후지미야 여관. 동아일보DB
1968년 2월 ‘권희로(김희로) 인질사건’이 벌어졌던 일본 시즈오카(靜岡) 현 스마타쿄(寸又峽) 온천지역의 후지미야 여관이 지난달 문을 닫았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인질사건 피해자였던 여주인 모치즈키 히데코(望月英子·73) 씨는 “관광객이 줄고, 나도 나이가 많아 더는 운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여관은 메이지(明治) 시대에 창업해 100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오다 지난해 2월 휴게소로 전환했으나 결국 폐업했다. 모치즈키 씨는 앞으로 여관을 어떻게 사용할지 미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관에 권희로 사건과 관련한 사진과 기사를 모아놓은 ‘사건 자료실’ 방은 남아 있다.

사건의 당사자인 권희로 씨는 2010년 3월 향년 82세로 사망했다. 권 씨는 1968년 빚 독촉을 하던 일본 폭력배 2명이 “조센진, 더러운 돼지새끼”라고 말한 데 격분해 이들을 엽총으로 사살했다. 이후 실탄과 다이너마이트를 들고 후지미야 여관으로 도주한 뒤 투숙객 13명을 붙잡고 88시간 동안 재일교포 차별에 항의하며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됐다. 그는 무기징역형이 확정됐지만, 1999년 9월 일본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가석방된 뒤 한국으로 송환됐다. 이 사건은 1992년 국내에서 ‘김의 전쟁’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권 씨가 한동안 김희로로 알려진 것은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가 김 씨 성을 가진 남성과 재혼했기 때문이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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