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실비실 美 클래식 “생큐! 아시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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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관객 줄고 줄파산
亞 관객-연주자가 빈자리 채워

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 클래식 음악계에서 아시아인들이 구세주가 되고 있다.

웹진 슬레이트닷컴은 2일 미국 인구의 4%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인의 비율이 미국 오케스트라단원 중에선 7%,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같은 일류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좁히면 20%로 높아진다고 소개했다.

음악 엘리트들이 모이는 줄리아드음악원의 학부생 중 20%, 박사 과정 중 세 명 중 한 명꼴로 아시아인이다. 클래식 공연을 찾는 아시아계 미국인 가운데는 18∼23세이거나 부모님과 함께 온 어린이들이 많아 미래의 든든한 후원자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기 침체와 함께 가라앉은 클래식 공연계에 반가운 소식이다. 미국국립예술기금(NEA)의 조사에 따르면 1982년엔 재즈나 오케스트라를 20, 30대의 젊은이들이 관람했다면 2008년엔 관객 연령층이 45∼54세로 올라갔고 관객 수도 28% 급락했다. 호놀룰루, 뉴멕시코 오케스트라 등 중소 규모 악단들의 파산에 이어 지난해 4월엔 미국 5대 교향악단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도 파산 신청을 해 충격을 줬다.

아시아인이 클래식 음악계의 구원투수로 부각된 것은 일명 ‘타이거 맘’(혹독하게 자식을 교육하는 중국 어머니들)과 같은 교육열에서 비롯됐다고 슬레이트닷컴은 분석했다.

한편 이 글을 쓴 클래식 음악 비평가인 한국계 미국인 마이클 안 씨는 아시아인의 클래식 음악 사랑이 서구 음악이 갖는 ‘성공적’ ‘현대적’인 위상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한국에서 공연을 할 땐 꼭 록 콘서트장에 있는 것 같다”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의 말을 인용하면서 “본토에선 ‘한물가거나’ ‘잊혀진’ 음악들이 아시아에선 여전히 환영받으며 객석의 호응도 열광적”이라고 전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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