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세 떠꺼머리’ 저커버그 31조원 돈벼락?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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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 기업공개 신청… “50억달러 조달”

2004년 미국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친구와 함께 재미삼아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28). 여자친구의 사생활을 여기에 올려 이별의 아픔을 맛보기도 했던 그가 8년 만에 세계적 부호가 됐다. 세계 인터넷업계가 가슴을 졸이며 기다려온 페이스북의 기업공개(IPO·주식상장)를 통해서다.

페이스북은 1일 기업공개 신청서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최대 50억 달러(약 5조6500억 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2004년 IPO를 통해 19억 달러(약 2조1470억 원)를 마련한 구글에 비해 두 배가 훌쩍 넘는 규모다. 인터넷업계는 사상 최대의 장(場)이 섰다고 흥분하며 이르면 5월부터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시작될 페이스북 주식의 시가총액은 1000억 달러(약 112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의 전망대로 페이스북의 기업가치가 1000억 달러에 이르게 되면 지분의 28.2%를 보유한 저커버그의 주식 평가액은 약 282억 달러(약 31조 원)에 이른다. 포브스에 따르면 이는 정보기술(IT) 분야만 놓고 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590억 달러)와 오러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330억 달러)의 뒤를 잇는 규모고, 세계 재산순위 9위에 달한다.

공동 창업자인 더스틴 모스코비츠(7.6%)와 에두아르두 새버린(5%), 투자자인 짐 브레이어(11.4%)도 각각 억만장자의 반열에 오른다.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의 리더 보노도 지분 1.5%를 소유하고 있다. 회사로부터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들도 돈방석에 앉게 되는 달콤한 꿈을 꾸게 됐다. 특히 본사 직원 3000여 명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공개 신청서에는 저커버그의 연봉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해 봉급 48만3333달러, 상반기 보너스 22만500달러, 비공개 내용의 보너스 78만3529달러로 모두 148만7362달러(약 16억6000만 원)를 받았다. 그러나 저커버그는 신청서에 2013년부터는 기본급을 1달러만 받겠다고 적어 냈다. 또 신청서를 통해 페이스북의 지난해 순익이 10억 달러(1조3000억 원)이며 적극적인 사용자는 8억4500만 명(70억 인구의 1.26%)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번 IPO 규모는 미 IT업계에서는 사상 최대이며 미국 전체 기업으로 봐도 역대 4위에 해당된다. 미국 사상 최대 규모의 IPO는 2008년 있었던 비자카드의 190억 달러였다. 이어 GM과 AT&T와이어리스였다.

로런스 서머스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전 미 재무장관)는 “미국의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세계 IT업계는 MS가 IT 1세대를 대변했다면 2세대는 구글과 애플, 이제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3세대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000년 초 휩쓸었던 벤처 거품의 후유증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IPO를 한 뒤 거래 첫날 주가가 31% 올랐다 1월 말 22%포인트 떨어진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신탁회사 세인트루이스트러스트컴퍼니의 존 제닝스 수석부회장은 “고객 대부분이 페이스북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저커버그는 이날 공개한 ‘미래의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페이스북을 더 키우기 위해 ‘해커의 길’을 갈 것”이라고 다짐하며 “이는 끊임없는 개선과 재시도하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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