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던 일 돼가는 ‘美 인터넷 족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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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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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도 트위터에 반대 글… 의회, 제3의 법안 추진할 듯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사진)가 3년 만에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온라인도용방지법안(SOPA) 등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위키피디아 구글에 이어 페이스북까지 가세하자 법안을 지지해온 미 의원들이 움찔해 한발 물러서고 있다. 실리콘밸리가 법안을 지지해온 할리우드(미디어업계)에 판정승을 거두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18일 저커버그 CEO는 3년 동안 침묵했던 트위터 계정을 다시 열고 ‘의원들이 인터넷과 친하게 (누리꾼들이) 얘기해 달라’는 짧은 글과 함께 법안 반대 글을 올린 페이스북 포스팅을 링크했다. 이날 현재 법안 반대 인터넷 사이트는 6000여 개로 늘어났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SOPA와 지식재산권보호법안(PIPA)을 강력하게 지지해 온 몇몇 공화당 상원의원은 “당장 통과시킬 것이 아니라 양측의 견해를 조율할 수 있는 더 나은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물러섰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당)도 “지금은 법안을 처리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시기”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유료콘텐츠를 공짜로 유통시키는 것을 강하게 반대해온 미디어업계와 자유로운 정보 공유를 주장하는 업계의 주장을 절충한 제3의 법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법안을 지지하는 미디어업계도 물러서지 않았다. 할리우드 미디어업계 기업들은 이날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 광고와 온라인 광고에서 ‘인터넷이 블랙아웃(blackout· 중단)되면 할 일들…책 읽기, TV와 영화 보기, 음악 듣기’라는 카피로 위키피디아의 서비스 중단을 비웃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무료 콘텐츠의 유통을 둘러싼 양대 업계의 갈등이 미 대선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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