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내각 증세안 반발… 민주당 의원 9명 탈당

  • 동아일보

동조자 늘어… “내년초 신당”
총리 국회해산땐 정국 빅뱅

일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내각의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 추진에 반발해 집권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탈당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증세 반대 의원들을 규합해 내년 초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어 민주당은 집권 2년여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노다 내각이 증세안에 대한 국민의 신임을 묻기 위해 국회 해산이라는 초강수를 둘 경우 일본도 2012년에 총선 정국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2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민주당의 우치야마 아키라(內山晃) 중의원 의원 등 9명이 이날 집단 탈당계를 제출했다. 우치야마 의원은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총선에서 당선됐는데 노다 총리가 공약을 휴지조각 버리듯 했다”며 “원내 교섭단체가 될 수 있는 규모(5명)를 이미 넘어선 만큼 내년 초 신당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 내 증세 반대 의원들은 급격히 세를 불려가고 있다. 27일까지만 해도 탈당 의사를 밝힌 의원이 3명에 불과했지만 하루 만에 6명이 추가로 늘어났다. 노다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취임 3개월 만에 반토막 나는 등 민심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자 동요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노다 내각과 민주당은 소비세 증세를 끝까지 밀어붙일 태세다. 선진국 최악 수준인 재정건전성 개선과 사회보장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것. 민주당 세제조사회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현행 5%인 소비세를 2013년까지 8%, 2015년 4월까지 10%로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증세안을 확정했다.

민주당 내 탈당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노다 총리는 국회 해산 카드를 빼들 공산이 크다. 2009년 8월 총선 승리 이후 이미 3번이나 총리를 교체한 민주당이 4번째 신임 총리를 선출할 경우 민심 이반은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 해산 카드는 2013년 9월까지인 중의원 의원 임기를 도중에 하차해야 하는 의원들을 압박할 수 있는 강력한 견제수단이다.

소비세 증세를 당의 방침으로 정하고 별도로 법안 제출을 추진 중인 한 제1야당인 자민당도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여야 의원들이 증세에 대한 찬반 입장에 따라 헤쳐 모이는 정계개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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