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어선 해경 살해’ 분노 확산]中누리꾼, 오전엔 “한국탓”→오후 들어 “어민 잘못”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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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추시보 “불법엔 편 안들어”… 日선 “남 일 아니다” 中비판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한국 해양경찰이 중국 어민에게 살해당한 사건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한국 탓을 하는 적반하장의 태도가 나타났지만 13일 오후부터는 점차 이성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포털사이트 큐큐닷컴이 진행한 ‘이번 사건의 주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다고 보느냐’는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이날 오전 10시경에는 약 80%가 ‘한국 경찰’을 탓했다. 하지만 약 5만여 명이 참가한 이날 오후 8시경에는 ‘중국 어민’이라는 응답이 ‘한국 경찰’이라는 응답보다 6 대 4로 더 많았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사실관계 위주로 보도할 뿐 분석 기사를 내놓지 않고 있다. 그동안 과격한 민족주의 성향을 보여 온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한국 여론은 냉정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이 일방적인 소식을 발표했을 뿐 사건의 진상을 밝힐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도 “한국 해경이 중국 어민에게 불법으로 살해됐다면 중국의 주류 여론은 해당 어민의 편에서 응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언론은 중국 어선이 갈수록 흉포화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사히신문은 중국 어선이 2000년대 들어 한국 해역에 자주 출몰해 불법조업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이 중국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것은 ‘동병상련’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해 9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해역에서 자국 순시선이 중국의 불법조업 어선에 들이받히고도 중국 정부에 사죄를 받기는커녕 경제보복을 당했다.

사실 중국 어선들은 서해에서와 달리 동중국해 내 일본이 주장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는 지난해 센카쿠 열도 사건 외에 이렇다 할 마찰을 빚지 않고 있다. 이는 황금어장이 형성된 서해와는 달리 동중국해는 수심이 깊어 어장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아 중국 어선들이 불법조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불법조업 어선이 일본 정부에 나포된 건수는 매년 한두 건에 그쳤고 올해 들어서는 없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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