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그루 중 홀로 생존한 日 ‘기적의 소나무’ 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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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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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견딘 ‘부흥의 상징’… 짠물에 뿌리 썩어 회생 포기접붙여 새 묘목 만들기 시도

일본 이와테 현 리쿠젠타카타 시에 있는 ‘기적의 소나무’. 5월 말에 촬영한 사진이다. 아사히신문 제공
일본 이와테 현 리쿠젠타카타 시에 있는 ‘기적의 소나무’. 5월 말에 촬영한 사진이다. 아사히신문 제공
동일본 대지진 당시 높이 10m가 넘는 쓰나미 속에서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와테(巖手) 현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 시의 ‘기적의 소나무’가 끝내 소생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게 됐다. 리쿠젠타카타 시의 ‘다카타소나무공원’은 260년이 넘은 소나무 7만 그루가 조성돼 있던 일본의 명승지였다. 하지만 쓰나미로 모든 나무가 뿌리째 뽑혀 유실됐고 오직 한 그루만 살아남아 일본 부흥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리쿠젠타카타 시와 지역 시민단체인 ‘다카타소나무공원을 지키는 모임’은 기적의 소나무를 살리기 위해 땅속으로 흘러들어간 바닷물을 뽑아 올리고 나무가 쓰러지지 않도록 주변에 철판을 덧대는 등 안간힘을 쏟아 왔다. 그러나 짠 바닷물을 뒤집어쓴 뿌리가 이미 대부분 썩어 영양과 수분을 흡수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나 최근 회생작업을 포기했다.

기적의 소나무처럼 지진피해를 꿋꿋이 이겨내자던 일본인은 소나무의 죽음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다카타소나무공원을 지키는 모임’의 스즈키 요시히사(鈴木善久) 회장은 “우리에게 희망과 같았던 소나무가 죽어가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하는 심정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리쿠젠타카타 시는 기적의 소나무에 접붙여 묘목을 받아 소나무공원을 재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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