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케인 낙마, 잇단 성추문 의혹에 중도하차… 美공화당 대선후보 판도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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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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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잇따른 성추문 의혹에 휩싸인 공화당 대선주자 허먼 케인 전 ‘갓파더스 피자’ 최고경영자(CEO)가 3일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하겠다”며 사실상 중도하차를 선언한 것. 공화당 공식 선거운동의 서막을 알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를 불과 한 달 앞두고 이뤄진 결정이다.

전미요식업협회장 시절 협회 여직원들과의 성 추문이 10월 말부터 잇따라 불거져 나왔지만 꿋꿋이 버티던 케인 후보는 지난달 28일 애틀랜타의 지인이던 진저 화이트 씨가 13년 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폭로하면서 치명상을 입었다. 폭로 직후인 지난주 초까지만 하더라도 케인 후보는 경선을 완주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성추문 보도로 가족의 상처가 깊어진 데다 선거자금 모집도 여의치 않게 되자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케인 후보는 지난주 금요일 고향인 조지아 주 애틀랜타로 내려가 부인 글로리아 케인 씨를 만났다. 이어 3일 부인 및 지지자 10여 명과 함께 애틀랜타 선거대책본부 앞에 나타나 “선거운동을 중단하는 것이 나를 자유롭게 하고 나를 겨냥한 언론 보도를 멈추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 대통령으로 누구를 지지할지 조만간 밝히겠다”고 말했다.

10월 중순 이후 한 달 동안 지지율 1위를 달렸던 케인 후보가 중도사퇴하면서 그를 지지했던 표가 어디로 쏠릴지도 관심이다. 당장 최대 수혜를 받을 후보로는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꼽힌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내년 초 경선이 가장 먼저 실시되는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깅리치 전 의장이 케인 후보 표를 가장 많이 흡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깅리치 전 의장은 케인 후보가 선거운동 중단 결정을 발표한 직후 “케인의 거대한 아이디어와 경제에 대한 굳은 신념은 칭찬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밋 롬니 후보가 케인 후보 표를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추수감사절 직후 이뤄진 퓨 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케인 후보 지지표가 깅리치 전 의장과 롬니 후보에게 정확히 양분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롬니 후보는 “케인 지지자들이 대안을 찾을수록 내가 적임자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케인 후보의 낙마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볼 사람이 롬니 후보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강경 보수 후보들이 단일화될수록 중도성향의 롬니 후보에게는 악재라는 분석이다. 한편 공화당 안팎에선 케인 후보가 여성인 미셸 바크먼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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