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에 욕했다” 여고생 장난 트윗… 美 표현자유 논란

교장이 불러 1시간 훈계… 누리꾼 “주지사 과잉 대응”

미국에서 트위터에 주지사를 비난하는 장난 글을 올린 여고생에게 학교 당국이 주지사에게 사과편지를 쓰라고 훈육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캔자스 주 토피카에 있는 쇼니 미션 이스트고교에 재학 중인 에마 설리번 양(18)은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방금 브라운백 주지사에게 당신 형편없어(sucked)라고 욕을 해줬다”는 글을 올렸다. 당시 설리번 양은 주 정부가 주최한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해 샘 브라운백 주지사의 강연을 듣고 있었다. 단지 친구들을 재밌게 해줄 생각이었던 설리번 양이 실제로 하지도 않았던 일을 트위터에 꾸며낸 것이었다.

그런데 브라운백 주지사의 소셜미디어 담당 비서인 셰린 존 손택 씨가 이 글을 발견해 강연회를 기획한 책임자에게 전달했다. 이후 학교 교장은 설리번 양을 교장실로 불러 “학교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한 학생이라면 개인 의견을 나타낼 때에도 학교 규정에 따라야 한다”며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1시간 동안 훈계했다. 또 브라운백 주지사에게 사과 편지를 쓰라고 지시했다.

설리번 양은 형식적으로 사과편지를 썼지만 나중에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내년 아칸소대 심리학과에 입학할 예정인 설리번 양은 “주지사 측이 일을 실제보다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며 “그들이 내 트윗까지 보고 내 글에 걱정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설리번 양의 트위터 팔로어는 당초 60명에 불과했지만 CNN 등에 보도된 뒤 1300여 명으로 늘었다. 일부 누리꾼은 “주지사의 과잉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