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제조기’ 몰락의 시작?

동아일보 입력 2011-11-10 03:00수정 2011-11-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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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러나는 베를루스코니, 각종 추문 얼룩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1994년 정계에 등장한 이후 온갖 황당한 언행과 기행, 끊임없는 성추문으로 ‘구설수의 황제’로 불렸다.

외교무대에서 실수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2008년 당시 당선자 신분이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지칭해 “젊고 잘생긴 데다 선탠까지 했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고 나중엔 “난 피부가 더 하얗기 때문에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방법도 (오바마와) 다를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탈리아를 방문했을 때는 조각상 뒤에 숨어 있다 “까꿍” 하고 나타나 메르켈 총리를 놀라게 했다.

앞서 2002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사진촬영 때도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스페인 외교장관의 머리 위에 “당신은 바람난 아내를 뒀다”는 의미의 저속한 손가락 장난을 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2006년에는 “마오쩌둥 시절 공산주의자들이 아이들을 삶아 들판의 비료로 썼다”고 말해 중국과의 관계가 냉각되기도 했다.

여성 편력에 따른 각종 스캔들과 논란도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호화 저택에서 수십 명의 여성과 난잡한 비밀파티를 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붕가붕가 파티’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또 지난해에는 모로코 출신 17세 벨리댄서와의 성매매 스캔들이 터져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2007년에는 30대 초반의 남성잡지 모델인 마라 카르파냐를 두고 “너와 함께라면 무인도라도 가고 싶다. 내가 미혼이었으면 당장 결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가 당시 부인 베로니카 라리오에게 공개 사과했고, 2003년 미국 방문 때는 “이탈리아에 투자해라. 예쁜 여비서가 미국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또 최근엔 “지난밤 11명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중 8명하고만 성관계를 했다”고 말한 내용이 검찰의 통화 녹취록을 통해 공개돼 화제를 불렀다. 2009년 자국에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텐트 생활을 하는 이재민들에게 “주말 캠핑 나왔다고 생각하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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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많은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포브스 랭킹 세계 118위(78억 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부(富)와 막강한 언론 장악력을 이용해 매번 불사조처럼 살아나곤 했다. 그는 건설업으로 부를 모았다.

그는 집권 기간에 마피아 공모와 각종 부패 혐의 등으로 수십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의회를 통해 면책법을 만들거나, 공소시효 만료를 이용하면서 법망을 피해갔다. 하지만 이제 총리라는 ‘방패막’이 사라지면서 그간 그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각종 성추문과 부패, 범법행위가 추가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그는 미성년자 성매매 및 권력 남용, 조세 포탈, 뇌물 공여 등 3건의 재판에 걸려 있다. 총리직 사임이 몰락의 끝이 아닌 것이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1965년 첫 번째 부인 칼라 엘비라 달로글리오와 결혼해 2자녀를 낳았고 1985년 이혼했다. 이후 오랫동안 내연관계를 맺어온 여배우 베로니카 라리오와 1990년 재혼해 세 자녀를 낳았다. 하지만 미성년자 성매매가 들통 나 이혼소송을 당한 상태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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