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가족, 알제리 망명… “둘째 부인-딸-장남-5남, 사하라사막 통해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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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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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NTC-유엔에 통보… “딸 아이샤, 국경넘은 후 출산”“카다피, 친위대 통제력 유지… 사막서 장기저항 가능성”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가족 일부가 알제리로 전격 망명했다.

알제리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카다피의 둘째부인 사피아와 딸 아이샤, 장남 무함마드와 5남 한니발이 자녀들과 함께 29일 알제리 국경을 넘었다”고 밝혔다. 알제리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을 받아들였으며 입국 사실을 리비아 과도정부위원회(NTC)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통보했다고 밝혔다. 카다피 정권과 돈독한 관계였던 알제리는 북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NTC를 합법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무라드 벤메히디 주유엔 알제리대표부 대표는 “카다피 가족들은 벤츠 한 대와 버스 한 대에 나눠 타고 사하라 사막을 관통하는 국경을 통해 입국했다”고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알제리 정부 관계자는 아이샤가 국경을 넘은 뒤 의료진 없이 국경 근처에서 딸을 출산했다고 밝혔다. 카다피 가족은 수도 알제에 머물고 있다.

카다피의 행방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그가 사막지대로 숨어들어 장기 저항전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뉴스는 30일 카다피 막내아들 카미스의 경호원 말을 인용해 “카다피가 관저인 밥알아지지아 요새가 반카다피군에게 넘어간 지 3일째 되던 26일 아침 은신처를 떠나 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남부 사막지대인 사바로 갔다”고 보도했다. 베두인족을 비롯한 사막부족들은 여전히 카다피에게 온정적이다. 반군 지도자 라마단 무함마드는 “카다피에게 많은 병력은 없을지 모르지만 그에게는 사막이 있다”고 말했다.

롤란드 라보이 나토 공군 대변인은 30일 “카다피는 여전히 친위대 및 무기의 이동, 지대지 미사일과 레이더 등 무기의 배치에 대한 지휘 통제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가 본 바로는 친카다피군은 완전히 지리멸렬해진 것은 아니며 체계적으로 반격하고 있고 전투를 지속할 수 있도록 땅속에 숨거나 제2의 집결장소로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다피의 7남 1녀 중 아들 4명의 행적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 ANSA통신은 리비아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카다피와 차남 사이프 이슬람은 트리폴리 남부의 바니 왈리드를 거점으로 삼고 반군과 대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니 왈리드는 트리폴리와 카다피의 고향인 수르트 사이에 있다. 한편 카다피의 막내아들 카미스가 트리폴리 남부 80km 지점에서 있었던 교전에서 사망했으며 시신은 현장에서 매장했다고 반군 측 대변인이 30일 주장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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