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식품업계 “정부 못믿겠다” 직접 세슘 검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6일 0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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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ㆍ녹차 이어 밀ㆍ부엽토도 세슘 오염

일본의 식품 유통업계에서 소고기 등 식품의 방사성 물질 검사를 독자적으로 실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6일 NHK방송에 따르면 도쿄에 본사를 둔 한 식품 택배업체는 방사성 물질 측정장비를 구입해 모든 채소와 우유 등에 대한 독자적인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택배업체는 소고기의 경우 지금까지는 샘플 조사를 했으나 모든 상품에 대해방사성 물질 오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일단 소고기의 경우 외부 방사선량을 측정한뒤 높게 나올 경우 고기를 얇게 조각내 정밀 측정기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도쿄를 중심으로 23만명의 조합원을 둔 도도(東都)생협도 취급하는 모든 소고기에 대한 방사성 물질 검사를 실시해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표하고 있다.

식품 유통업체들이 자체적인 방사성 물질 검사에 나선 것은 식품 안전관리를 철저하게 함으로써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것이다.

최근 일본 전역에는 세슘에 오염된 볏짚을 사료로 먹은 육우 2800마리가 도축돼 유통되면서 국민들이 세슘 소고기에 무방비로 노출돼 사회문제가 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말로는 식품 안전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식품의 유통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에 의하면 소의 먹이로 쓰이는 볏짚이 세슘에 오염된 지역은 사고 원전이 있는 후쿠시마(福島)를 넘어 미야기(宮城), 도치기(檜木), 이와테(岩手)는 물론 수도권인 이바라키(茨城)까지 확산됐다.

이바리키현은 25일 한 농가에서 수거한 볏짚에서 1㎏당 6만4000베크렐(건조전의 볏짚으로 환산하면 기준의 48배)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세슘에 오염된 소가 출하된 후쿠시마를 비롯해 니가타(新潟)와 야마카타(山形), 도치기현은 출하되는 모든 육우에 대한 방사성 물질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세슘 소고기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농림수산성은 세슘에 기준치(㎏당 500베크렐) 이상 오염된 소고기는 물론 기준치 이하의 소고기도 정부가 매수해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세슘 농축산물은 소고기와 녹차에 그치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현의 조사결과 현내 농가에서 수확한 밀에서도 기준치(㎏당 500베크렐)를 넘는 63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

또 농작물 재배나 원예에 쓰이는 도치기산 부엽토(풀이나 낙엽이 썩은 흙)에서는 1㎏당 1만1천베크렐의 고농도 세슘이 검출됐다.

후쿠시마에 인접한 도치기산 부엽토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나왔다는 것은 후쿠시마 주변은 물론 수도권까지 광범위하게 토양이 오염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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