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리비아 공습 목표는 카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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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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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결의안 통과후 첫 확인
차남 사이프, 반군과 막후접촉… 카다피측 ‘출구찾기’ 잰걸음

리비아 정부군을 겨냥해 폭격을 퍼붓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타격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CNN방송은 9일 나토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리비아 내전에 대한 서구 군사개입의 근거가 된 유엔 결의안은 카다피 원수가 군사작전의 목표라는 사실을 정당화시켜줬다”고 전했다.

이는 3월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 내전에 대한 나토 군사개입의 근거가 된 결의안 제1973호를 통과시킨 뒤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결의안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수단을 동원한다”고 명시했다. 결의안을 근거로 나토가 3월 31일부터 전폭기와 크루즈미사일을 동원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바브 알아지지아 요새 등 카다피 원수의 근거지를 집중 타격해 왔지만 카다피 원수가 공격 목표라는 사실을 공식 확인한 적은 없었다.

최근 나토는 트리폴리 공습에 영국의 아파치 공격 헬기 2대를 처음으로 출격시키고 이례적으로 낮 시간에 최소 27차례의 집중 포격을 퍼붓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도 8일 “카다피 퇴진 이후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가 됐다”며 내전 상황에 대해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카다피 원수 측도 발 빠르게 출구를 찾고 있다. 서방과 아랍 국가 등 리비아 연락그룹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반(反)카다피군 지원 방안과 ‘카다피 이후’를 논의하는 가운데 그의 아들이 아버지 퇴진 협상을 위해 최근 반군과 접촉했다고 반군 관계자가 9일 밝혔다.

무함마드 알아카리 반군 국가위원회 위원장 보좌관은 이날 블룸버그TV에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이 몇 가지 조건을 준비했다”며 “우리는 그 조건들과 협상 방법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다피 원수를 리비아에 남겨두지 않을 것”이라며 카다피 원수의 망명지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거론했다. 제3차 리비아 연락그룹 회의에 참석한 호주의 케빈 러드 호주 외교장관은 “카다피가 내전 종식을 위한 교섭을 타진하려고 많은 ‘염탐꾼’을 보냈다”고 말했다.

한편 연락그룹 회의에선 반군 국가위원회를 위한 대규모 재정 지원 방안도 논의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 서구와 아랍 국가들이 리비아 정부의 동결 자산을 담보로 반군 국가위원회에 최소 8억 파운드(약 1조4190억 원)를 대출 형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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