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국법 4년 연장

  • 동아일보

오바마 佛서 전자 대리서명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참석차 26일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침 직전 시계 알람을 27일 오전 5시 45분(현지 시간)에 맞춰 놓았다. 일어나서 서류 검토를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백악관 집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같은 시간 미국 워싱턴은 26일 밤 12시를 몇 분 남겨두고 있었다. 참모들에게 지시가 떨어지자 전자 서명기계인 ‘오토펜(Autopen)’이 애국법(Patriot Act) 시효 연장안에 오바마 대통령과 똑같이 서명했다. 이로써 이날 밤 12시 만료될 예정이었던 애국법은 2015년 6월 1일까지 연장됐다.

이 법은 테러를 사전에 차단하고 방지하는 구체적 방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하지만 테러범들을 잡기 위해 인권을 되레 침해한다는 논란이 제기돼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출장 중 오토펜까지 동원해 이 법안의 연장을 강행한 것.

해리 트루먼 대통령부터 사용돼 오던 오토펜은 대통령의 특별 허가가 있을 때만 사용된다. 서명을 기억해둔 금속 주형을 기계에 장착해 자동으로 서명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으로 펜이나 연필을 바꿔 낄 수 있고 글씨체 굵기까지 조절할 수 있다. 또 진짜 서명과 달리 종이에 눌린 자국이 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유세 당시 사인 요청이 폭주하자 오토펜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