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자녀 목숨 거둔 母에 선처 요구 빗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8일 1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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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뇌성마비로 살아온 13살 쌍둥이의 목숨을 스스로 거둬야 했던 모정에 숨죽여 울고 있다.

쌍둥이의 병수발에 가산을 탕진했지만 병세가 호전되지 않자 비관한 나머지 아이들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후 자신도 극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했던 한 어머니에 대한 선처 요구가 해당 법원에 빗발치고 있다고 광저우일보가 18일 보도했다.

사건의 주인공은 한췬펑(韓群風)이라는 37세 주부로, 자녀 살해 혐의로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둥관(東莞) 제1인민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한 씨는 법원에서 미숙아로 태어나 뇌성마비와 사지마비 증세의 쌍둥이를 13년간 어렵게 키워왔으나, 오랜 병수발에 가진 재산은 다 날리고 정부 보조금이 없는 상태에서 더는 키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희망을 갖고 아이들을 병마에서 호전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왔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며 "고통 속에서 살게 하느니 조용히 저 세상으로 보내주는 게 나을 것 같았다"는 '모정'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 씨는 범행후 제초제와 쥐약 등의 극약을 다량 복용하고서 의식을 잃었으나, 역한 냄새로 인해 이를 토하는 바람에 목숨을 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씨의 남편은 "정부 보조금은 물론 주변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가진 재산을 모두 쓰고도 아이들의 병세가 나아지지 않아 극도의 절망 상태였으나 아내가 그런 일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아내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 씨의 범행이 빗나간 모정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런 범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정도 충분히 감안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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