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사능오염 해산물 첫 출하정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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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슘 29배 검출된 후쿠시마産 까나리… 원전반경 20㎞ 최장 9개월 출입금지 조치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福島) 현 앞바다에서 잡힌 까나리에서 기준치의 29배에 달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20일 출하 정지를 지시하고 원전 반경 20km를 최장 9개월간 출입 금지하기로 했다.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해산물 출하 정지 조치는 처음이다. 또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 투입된 로봇 2대가 건물 내 방사선량 측정을 포기하고 철수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이날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후쿠시마산(産) 까나리의 출하 중단과 섭취 제한을 지시했다. 후쿠시마 현 이와키 시 앞바다에서 18일 잡은 까나리에서는 기준치인 kg당 500Bq(베크렐)의 약 29배에 이르는 1만4400Bq의 세슘이 검출됐다. 이에 앞서 이달 1일과 5일 후쿠시마 남쪽의 이바라키(茨城) 현 앞바다에서 잡힌 까나리에서 kg당 4080Bq의 방사성 요오드(기준치 2000Bq)와 526Bq의 세슘이 검출된 바 있다. 이와키 시 앞바다에서 13일 잡힌 까나리에서는 기준치의 25배인 1만2500Bq의 세슘이 나왔다. 날이 갈수록 오염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반경 20km 내를 ‘경계구역’으로 지정해 주민 출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방사선 피폭이 우려되는 데다 주민들이 드나들면서 빈집털이가 일어나는 등 방범상 문제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시간당 0.0038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이 검출되고 있는 인근 13개 학교에 옥외활동 자제령을 내렸다.

한편 이날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제1원전 2호기 건물 조사를 위해 투입했던 재해로봇 2대를 건물 내 습도가 높아 철수시켰다. 로봇은 장착돼 있는 카메라를 보며 밖에서 무선 조종하는데 습도가 94∼99%에 달해 시야를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원자로 내에 사람이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자 도쿄전력은 로봇 투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도 정작 일본산 로봇은 외면하고 있다. 일본도 세계적인 수준의 로봇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재해로봇의 생명인 ‘실전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의 해석이다. 현재 후쿠시마에 투입된 미국 아이로봇사의 제품은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 지역에서 지뢰 및 폭탄처리 경험이 많아 세계적으로 3000대 이상 팔렸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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