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 한달]日 후쿠시마 원전주변 육해공이 앓고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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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물질 검출 토양… 벼농사 금지시키기로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방사성 물질이 한 달 가까이 하늘과 바다, 토양까지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일본을 강타하고 있다. 급기야 일본 정부는 8일 경우에 따라선 원전 주변지역의 벼농사를 금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충격에 빠졌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원전 주변지역의 토양조사를 실시해 식품위생법의 잠정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 이 지역의 벼농사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가노 미치히코(鹿野道彦) 농림수산상은 각료회의 후 “수확 시기에도 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해서 잠정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경우 출하를 정지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농림수산성은 현 시점에서 벼를 파종할 경우 수확기에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토양조사를 집중 실시하는 한편 벼가 토양으로부터 방사성 물질을 어느 정도 흡수하는지 등을 분석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가 농업의 ‘생명줄’인 벼농사에 대해서까지 ‘농사 금지’ ‘출하 정지’ 카드를 흔들어 보인 것은 ‘정부가 이 정도로 철저하게 안전관리를 하고 있으니 시장에 유통되는 농산물에 대해서는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이미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대량 방출해 주변국과 국내 어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다. 일본산 어류는 국내외에서 이미 외면을 받고 있다.

지난달 원전사고 직후부터 뿜어져 나오고 있는 방사성 물질은 바람을 타고 확산돼 비가 오는 날이면 주변지역은 물론 인접국도 불안해하는 상황이다. 육지와 바다, 하늘이 모두 원전 위험에 빠진 셈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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