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역사왜곡에도 지진 성금 사상 최고액?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0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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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학교의 새 지리교과서와 공민교과서에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내용이 들어가 파문이 일면서 '왜곡교과서' 문제가 일본 대지진 성금 모금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대한적십자사(한적)의 경우 모금액이 당장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일본을 왜 도와주느냐'는 항의전화가 걸려오고 있어 교과서 파문이 확산되면 성금 모금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30일 민간의 성금을 일본적십자에 전달하는 한적에 따르면 일본의 교과서 왜곡 문제가 부각된 29일 엔 평소와 비슷한 13억원의 성금이 모였다. 14일 일본 지진피해 성금 모금을 시작한 이후 한적의 하루 모금액은 최고 2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13억원¤15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한적 관계자는 "최근 들어 개인 성금이 약간 줄었지만 이는 지진발생 이후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며, 금액의 상당 부분이 예정돼 있던 기업의 기부여서 지금까지는 사실상 큰 변화가 없는 셈"이라며 "시민들이 지진피해 지원과 교과서 문제를 분리해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대지진 참사를 계기로 모처럼 조성된 한일 협력관계에 교과서 왜곡문제가 찬물을 끼얹으면서 성금 모금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파문이 커질수록 모금액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순부터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중학교과서를 채택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적에는 '일본을 왜 도와주냐'는 내용의 항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대부분 일본지진 관련 성금 활동을 응원하는 글이 주를 이루던 한적의 트위터에도 '물품과 돈이 풍부한 일본에 무슨 성금 모금하지 말고 우리나라 방사능 대처 기금이나 마련하라'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김용현 한적 사무총장은 "심정적으로 일본에 실망할 수 있지만 독도 영유권 문제와 인도주의적 지원은 별개의 사안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한적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그러면서도 "앞으로 여론의 추이를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해 일본 교과서 문제로 야기된 최근 상황을 내심 우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적은 일본지진피해와 관련해 29일 현재 233억원을 모금해 종전 최고액인 2005년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 당시 성금 193억6000만원을 넘어섰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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