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정부, 귀국권고 조치 좀 내려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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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주재 기업직원-유학생 “다른 나라는 자국민들 떠나라고 하는데…”

‘마음 편히 귀국할 수 있도록 귀국권고 조치 좀 내려주세요.’

일본 전역에 방사성 물질 확산 공포가 퍼지면서 일본에 머물고 있는 현지 기업 직원이나 유학생들이 정부에 귀국권고 조치를 내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귀국하고 싶지만 생업과 학업이 걸린 문제라 쉽게 자리를 뜰 수 없다는 것. 특히 영국 외교부가 16일 도쿄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해당 지역을 떠날 것을 권고한 데 이어 스위스와 러시아 등 각국 정부도 귀국권고 조치를 내리고 재일 외국인의 ‘일본 엑소더스’가 이어지면서 재일 한국 교민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17일 주일 한국대사관의 페이스북 등에는 ‘대사관의 귀국권고 조치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일본에 남아 있거나 다시는 직장이나 학교로 돌아오지 못할 각오를 하고 떠나고 있다’는 교민의 호소 글이 줄을 이었다. 김재경 씨는 “대사관에서 귀국을 권고해 주면 일본 회사와 일 마무리가 수월해진다”며 “정부의 귀국권고 발표가 일본에서 취업비자로 일하는 많은 한국인에게 꼭 필요한 조치”라고 적었다. 유학비자로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신선미 씨 역시 “귀국권고 등의 공식적인 조치가 내려져야 (떠날 때) 눈치가 덜 보인다”고 했다.

외교통상부 홈페이지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폭주했다. 이날 다음 아고라 사이트에 올라온 청원 글에도 오후 3시 현재 누리꾼 1342명이 서명을 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측은 “아직 귀국권고를 발표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며 “조금 더 지켜보다 상황이 더욱 악화되거나 일본에 대해 여행금지 경보가 내려지면 귀국권고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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