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지진 순간 원전 천장 벌어지면서 물 뚝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7일 03시 00분


1호기 탈출 근로자 증언

외벽이 폭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에서 지진이 강타했을 당시 벌어졌던 일들이 현장 근로자의 증언으로 드러났다. 요미우리신문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11일 오후 1호기 건물 내에 있던 하청업체의 한 남성 직원은 서 있기 힘든 강한 진동이 일어나자 일반적인 지진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이어 정전되면서 비상등이 켜졌고, 천장 배관의 이음매가 벌어지면서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직원은 “원전 배관에서 나온 물이면 방사능에 오염됐을 수 있기 때문에 누수는 절대 만지지 말고 신고하라는 규정이 제일 먼저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는 방호복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그때 누군가가 “피해!”라고 소리쳤고 이 직원은 출구가 있는 1층으로 뛰어갔다. 달리는 순간에도 여진은 이어졌다.

1층에는 뛰쳐나온 근로자들이 뒤엉켜 있었다. 밖으로 나가려면 작업복을 갈아입고 피폭량을 측정해야 하지만 측정기는 단 한 개뿐이었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 사이에서 “빨리 해”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다행히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그는 “TV를 통해 12일 오후의 수소 폭발 장면을 봤는데 거기에 갇힐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도 다리가 떨린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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