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家 부전자전 2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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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이권 놓고 영화 ‘대부’ 뺨치는 ‘형제의 난’

2005년 12월 28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코카콜라 공장에 괴한이 들이닥쳤다. 총을 든 괴한들은 공장 직원을 내쫓고 공장 문을 닫았다. 이 공장 주인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큰아들 무함마드였다. 최고 권력자의 장남을 공격한 ‘간 큰’ 인물은 누구였을까.

로이터통신은 3일 “넷째 아들 무타심”이 그 주인공이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공개 위키리크스 외교 전문을 이용해 카다피 원수의 두 아들 사이에 벌어진 ‘콜라전쟁’을 보도했다. 외교 전문에 따르면 두 아들의 전쟁은 영화 ‘대부’를 연상시켰다.

사건은 무함마드가 리비아에서 처음으로 코카콜라 병입(甁入) 공장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리비아올림픽위원장이던 무함마드는 영국 회사와 합작해 이 공장을 세웠다. 리비아에 대한 경제봉쇄 조치가 풀리자 돈벌이에 뛰어든 것. 이복형의 성공을 지켜보는 무타심은 배가 아팠다. 무타심은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이집트로 쫓겨난 상태였다. 아버지에 대한 원한은 형에 대한 앙심으로 이어졌다. 무타심의 사주를 받은 괴한들은 이후에도 공장을 여러 번 점령하고 무함마드의 친척을 납치하기도 했다.

콜라전쟁은 큰형이 공장을 제3자에게 넘기면서 끝났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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