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731부대 암매장 유골’ 발굴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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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신주쿠지역에 생체실험 희생자 매장추정

일본 정부가 21일 도쿄 옛 육군군의학교 터에서 731부대의 인간 생체실험 희생자의 인체표본 등이 묻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발굴 조사를 시작했다. 다음 달 말까지 계속될 발굴 조사 대상지는 도쿄 신주쿠(新宿) 구 도야마(戶山) 공원에 인접한 국유지와 이곳에서 수백 m 떨어진 공무원 주택 부근이다. 이곳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중국 만주에서 세균과 독극물 인체실험을 벌인 관동군 731부대를 지휘한 옛 일본 육군군의학교 방역연구실이 있던 장소다.

이 부근에서는 1989년 7월 국립예방위생연구소(현 국립감염증연구소) 건설 공사 도중 수술이나 총탄으로 손상된 두개골 등 100여 개가 발견됐고, 이들은 731부대의 인체표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일본 정부는 731부대와의 관련성을 부인했으나 신주쿠 구는 전문가에게 의뢰해 조사한 결과 “한국 중국 일본인이 포함된 몽골계 유골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후 육군군의학교 간호사 출신인 이시이 도요(石井十世·88·여) 씨가 2006년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항복한 뒤 일주일 동안 방역연구실 부근 다른 장소에서 군 병원 동료와 함께 매장 작업을 벌였다”며 “부근 국립국제의료센터 아파트 터 등에도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일본 정부는 아파트가 철거되는 대로 발굴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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