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기관장 “해적, 소뼈 써는 중국집 큰 칼로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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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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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로 압송된 해적 5명. 동아일보 자료사진.
국내로 압송된 해적 5명. 동아일보 자료사진.
삼호주얼리호 정만기 기관장(58)은 "해적들은 소뼈를 썰 때 주로 사용하는 중국집 큰 칼을 들고 다니면서 수시로 협박했다"며 2일 밝혔다.

이날 귀국한 직후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별수사본부에서 피해자 조사를 받은 그는 "와인 병 형태의 4홉(640㎖)들이 큰 병으로 구타도 했다"며 "일부러 기관고장을 일으키게 지시를 내린 석 선장은 특히 많이 맞았다"고 전했다. 또 "해적들이 배를 점령한 뒤 대피소에서 3시간15분가량 대피했지만 해적들은 맨홀 커버를 뚫고 총을 들고 왔다"며 "두 손을 깍지 끼게 하고 머리에 손을 올리는 방법으로 끌려갔다"고 피랍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석 선장께서 완쾌되도록 계속 기도하고 응원할 것"이라며 "내일쯤이나 삼호주얼리호 선원들과 함께 직접 문병을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 기관장과의 일문일답.

-피랍당시 상황은?
"저는 잘 모른다. 기관실에 있었기 때문에. 기관실로 막 내려가려던 참이었다."

-해적들이 배에 올라왔을 때 대피소에 있었다고 하는데?
"나는 브릿지에서 해적을 발견하고 비상벨을 울렸다. 기관실에 내려가는 와중에 도중이었다. 1
기사랑 외국인 선원과 대피소로 갔다."

-석 선장 지시로 기관 고장을 일부러 냈다고 하는데?.
"기관고장은….아~ 그거 설명하자면 길다."

-그럼 해적이 어떻게 올라오는지 봤나?
"기관실에 내려가는 중이어서 못 봤다."

- 21명이 대피소에 다 대피했던 상황인가?
그렇죠. 3시간이 넘었죠. 3시간 15분 동안."

-해적들이 대피소 어떻게 들어왔나?
대피소 문이 2군데 있다. 정식으로 나 있는 문이 있고 위에 맨홀 커버라고 해서 거기가 또 하
나 있다. 환기구는 아니고 로프를 집어넣는 구멍이다. 맨홀 커버로 들어왔다. 총을 들고 들어왔는지는 모르겠다. 기억 안 난다."

-구타와 협박이 심했나?
"아 그럼요. 선장은 많이 맞았다. 나도 2군데나 맞았다. 칼로 위협했다. 그냥 칼이 아니라 조리장이 소뼈 써는 칼이다. 중국집에서 쓰는 사각형 칼, 큰 칼 있지 않나. 계속 그거 들고 따라다녔다. 집단 구타는 없었다."

-구출작전 당시 상황은?
"그때도 기관실에 있어서 모르겠다."

-피난처에서 해적들이 뭘 지시했나?
"인질로 잡혔잖아요. 깍지를 끼고 머리에 손을 올리고 해적들이 가는 방향으로 같이 따라갔다. 제일 마지막에 나가서 총을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생포된 해적 가운데 두목이랑 부두목 없는 거 맞나.
"맞다. 사살됐다."

-제일 악랄했다는 두 명이 두목 부두목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인가?
"그건 모르겠네요. 주로 두목이랑 세컨이랑 많이 접촉해서 다른 애들은 잘 모르겠다."

-폭행 많이 했다는 사람들이 두목은 아닙니까?
"두목은 아니다."

-무엇으로 때렸나.
"병이다. 무슨 병이더라…. 와인 병 같은 것이다. 4홉들이 정도 되는 병이다."

-사살되는 사람이 두목인지 부두목인지 확인되나?
"두목은 확인된다. 내가 안다. 두목 살해되는 장면은 못 봤다."

-주로 어떤 때 폭행했나.
조타를 1기사하고 작전해서 고장 냈을 때다. 조타를 정상으로 복귀하는데 한 18~20시간 걸렸다. 빨리 복귀 안 시킨다고 그것 때문에 선장이 구타 많이 당했다. 살해위협까지 당했다. 저한테 영향도 왔었다."

-무함마드 아라이와 김두찬 갑판장은 대질했나?
"했나. 그 내용은 확실히 모르겠다. 김두찬 갑판장이 확실히 알고 있다. 해적이 부인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머지 얘기는 진술 다 했다. 너무 피곤하다. 어제 잠을 2시간 밖에 못 잤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선장님 뵈야 된다. 내일이라도 갈 수 있으면 가볼 생각이다."

-선장님께 하고 싶은 말은?
"빨리 회복하셔야 합니다. 완전히 완쾌돼야 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저희가 직접 가서 응원할 겁니다. 내일이나 갈까 생각 중이다. 다 같이 갈 생각이다. 일단 전화를 해보고 갈 상황이 되면 가겠다."

부산=윤희각기자 toto@donga.com
부산=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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