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우리도 재스민 혁명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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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5000여명 “무바라크 타도”
수년만에 최대규모 시위

아랍권에 ‘재스민 혁명’의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집트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25일 오후 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곳곳에서 시민 1만5000여 명이 시위를 벌였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23년간의 철권통치를 무너뜨린 튀니지 시민혁명에 고무된 이집트 시민이 처음으로 벌인 이날 시위에서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타도” “자유 튀니지여 영원하라” 등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시위대는 이집트 국가를 부르며 무바라크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규탄하고 부정으로 얼룩진 선거체제를 비난하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과 깃발을 흔들었다.

이날 시위를 조직한 ‘변화를 위한 국민협회’와 ‘대중의회’ 측은 “(오늘은) 고문과 빈곤, 부패와 실업에 반대하는 혁명의 날”이라고 선포했다. 시위에 참가한 라미아 라얀 씨는 “우리도 튀니지 같은 변화를 맛보고 싶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날 시위가 이집트에서는 몇 년 만에 열린 최대 규모의 시위라고 밝혔다.

이집트 정부는 이날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오전부터 경찰 2만∼3만 명을 동원해 카이로 시위 집결지로 향하는 길목을 원천봉쇄했다. 이집트 정부의 엄포에도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시위에 참가하겠다고 밝힌 시민은 당초 9만 명에 달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29년째 집권하고 있는 이집트는 전체 인구 8000만 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하루 2달러로 연명하고 있다. 17일 생활고에 시달려 온 한 50대 남성이 카이로 시내의 의회 건물 앞에서 분신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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