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내 美추월 못한다” 中진심일까 엄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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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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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공외교로 고립 자초”… 中외교가 자성론 잇따라

중국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자세를 낮추는 외교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강공 외교를 펼쳐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고립을 자초하는 등 부작용이 컸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중 외교부 정책규획사(司·국) 러위청(樂玉成) 국장은 최근 발간된 ‘외교평론’에서 “최소한 앞으로 20∼30년간 (누구도) 미국의 세계 주도적 지위를 추월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25일 보도했다. 러 국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적인 권력균형이라는 측면에서 ‘역사적 변화’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세력이 쇠락할 것이라거나 미중의 권력이 가까운 장래에 대등해질 것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러 국장은 “미국의 경제력은 세계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군사 과학 창의력에서는 누구도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도 24일 출판된 ‘국제문제 연구’에서 “금융위기 이후 국제 정세에 변화가 있었지만 (중국 등) 개도국은 많은 어려움과 도전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2009년 12월 초 양 부장이 베이징(北京)의 한 행사에서 “중국은 2010년 국제체제 개혁에 외교의 중점을 두겠다”고 한 것과 대비된다.

후 주석은 지난주 미국 방문에서 “각국이 선택한 발전의 길을 존중하라”고 주장했지만 위안화 절상 압력에 대해 눈에 띌 만한 반격을 하지 않고 비교적 ‘로 키’로 일관했다는 것이 서방 언론의 평가다.

중국의 외교정책 선회 조짐에 대해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지난해 너무 목소리를 높여 외교적 고립만 초래했다는 반성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다”고 말했다. 남중국해에서 영토 주권을 강조해 베트남이 미국을 다시 아시아로 불러들이는 역풍을 초래했으며, 일본과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 갈등을 빚으면서 미일 동맹이 다시 강화됐다는 것. 또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응해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에 미 항모 조지워싱턴이 서해로 진입하는 것을 극력 반대했지만 항모가 참가한 훈련이 이뤄지고 한미 동맹만 강화돼 중국은 명분도 실리도 잃었다는 평가다.

미 뉴욕타임스는 “지난 한 해 중국의 외교 실책 때문에 아시아에서 미국의 지위만 다시 강화시켜 주었다는 분석이 많다”고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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