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내년 세계정세 전망 “韓통일 가능성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31일 12시 06분


세계적 식량 위기 가능성…중국 시장 버블은 없다

환율전쟁 진정 국면, 위키리크스 영향력 약화 가능성

FT 내년 세계정세 전망 "한국 통일 가능성 없다"
세계적 식량 위기 가능성… 중국 시장 버블은 없다
환율전쟁 진정 국면, 위키리크스 영향력 약화 가능성
영국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FT)의 각 분야 필진이 한 해를 이틀 남겨둔 30일 내년 주요 세계 뉴스를 예측했다.

필진은 내년에 한반도 통일이 이뤄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no chance) 밝히는 한편 세계 식량 위기가 발생하고 환율 전쟁은 세계적 무역전쟁으로 격화되지 않으며 중국 버블은 터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한국통일 가능성 낮다 = 데이비드 필링 FT 아시아 담당 편집장은 언젠가 한국이 통일을 이룩하겠지만 내년은 아니라고 밝혔다. 통일은 한반도에 가장 바람직한 결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낮다. 김정일 정권은 권력 승계 작업을 시작하면서 더 호전적으로 변했다.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통일 가능성이 더 클 수도 있지만 한국 정부는 이 같은 엄청난 부담을 질 의향이 별로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이 북한 압박을 거부하고 경제 지원을 계속한다는 점이라고 필링은 지적했다.

◇ 세계적 식량 위기 = FT는 악천후로 식량공급은 부족한데 수요는 늘면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점쳤다. 세계 각국이 수입하는 농산물 총 규모는 2008년 당시(1조26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고 개별 농산물 가격도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이다. 아프리카 식량상황이 괜찮은 만큼 2007~2008년 당시처럼 격렬한 식량폭동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 중국 버블 터질까 = 중국 버블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터질 일도 없다. 중국은 지난 2년간 심각한 물가 상승을 겪었지만 내년에는 물가 통제가 이뤄질 것이다. 지방의 7억2100만 명 인구는 중국 경제의 진정한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 환율 전쟁 = 세계적 경제침체가 다시 도래하지 않는 이상 환율전쟁이 격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의회는 중국 환율정책에 불만을 표하면서도 경제가 심각하게 악화하지 않는 이상 세계적 무역전쟁을 시작할 태세는 아니다.

◇ 위키리크스 영향력 유지할까 =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는 내년에도 영향력을 발휘하지만 더는 '폭로시장 독점'은 없을 것이다. 위키리크스를 모방한 폭로 사이트들이 늘면서 이들과 경쟁을 각오해야 한다.

◇ 아프가니스탄 전쟁 = 연합군은 탈레반 심장부에서 대공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아프간군도 그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아프간 국경지대에서 활동하는 파키스탄 반군의 공격, 부정부패와 무력함에 찌든 아프간 정부는 여전한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내년 말에는 서방 정부가 아프간 문제로 덜 골머리를 앓을 것이다.

◇ 유로 경제 구조조정 회오리 = 유로경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방어에 성공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채무불이행, 더 정확하게는 채무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공공부문의 채무불이행 사태를 경험한 국가들이 현재의 유로 동맹에서 살아남을 준비를 하게 될지 여부다.

◇ 유럽은 은행 파산 내버려둬야 = 유럽 정부는 은행이 파산하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 대부분 유럽국가에서는 은행 문제보다 공공부문 적자가 더 위험하다. 세금으로 은행을 구제해야 한다는 생각이 정부 재정에 가장 큰 위협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 유럽 사회적 소요 악화 = 올해 유럽 곳곳에서 발생한 사회적 소요는 내년에 악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올해 유럽 소요를 야기한 가장 큰 배경인 경제 긴축 기조가 내년에는 더 광범위하고 혹독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 영국 연립정권 불확실 = 영국 보수당-자유민주당 연립정부는 내년에도 이어지겠지만 닉 클레그가 이끄는 자민당의 앞날은 불확실하다. 역사적으로 거의 모든 소규모 정당들은 보수당 정권과 연합하는 순간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기 일쑤였다.

◇ 영국 투표제 개혁 이뤄질까 = 영국 연립정부가 새로운 선호 투표제 도입을 위한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투표제 개혁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 최다득표자 1명을 뽑는 현행 방식을 벗어나 선호 후보자의 순위를 매기는 선호 투표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낮을 뿐더러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 투자자들은 채권에서 주식으로 눈을 돌려야 할까 = 그렇다. 주식시장은 2009년 이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 은행 보너스는 줄까 = 투자은행 직원들에 보너스를 지급하는 성과급 배분 몫은 20% 정도 줄 것으로 보이지만 고위 임원들이 받는 총 보너스는 납세자들의 비난을 또다시 불러일으킬 정도로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 원유가격 배럴당 '100달러' = 내년 원유가격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고 나서 비슷한 수준에서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 남수단에서 내전 일어날까 = 다음달 예정된 남수단 분리독립 투표는 긴장을 고조시키겠지만 전면적인 내전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다. 북수단과 남수단 정권 모두 석유 이권 때문에 내전의 재점화를 원치 않고 있다.

◇ 힉스 입자를 발견할까 = 스위스 제네바 인근에 있는 강입자가속기 LHC는 아원자 입자인 힉스 입자 발견을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가동 중이다. 미국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의 양성자-반양성자 가속기인 '테바트론'도 힉스 입자 발견에 필요한 자료 수집에서 LHC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등 내년에도 입자 발견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다.

◇ 공항 알몸투시기 사라질듯 = 다행히도 내년에는 알몸투시기로 불리는 전신스캐너 통과가 사라질 것이다. 미국 제조업계는 의심스러운 대상을 정확히 집어내는 컴퓨터가 내년에 정부 승인을 거쳐 도입되면 전신스캐너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컴퓨터가 도입돼도 팻다운(몸수색)은 중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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